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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구금된 수치는 누구? 50여년 군사정부 끝낸 민주화 상징

등록 :2021-02-01 12:55수정 :2021-02-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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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웅 아웅산 딸…1991년 노벨평화상
로힝야족 학살 침묵·방조로 명성 퇴색
미얀마 총선일이었던 지난해 11월8일 만달레이에서 아웅산 수치를 지지하는 시민이 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미얀마 총선일이었던 지난해 11월8일 만달레이에서 아웅산 수치를 지지하는 시민이 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1일 군부가 또다시 구금한 아웅산 수치(76)는 미얀마 독립영웅 아웅산의 딸로, 1988년 민주화운동에 뛰어든 이래 30년 가까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2015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 오랜 군부집권을 종식시켰으나, 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대학살을 침묵·방조해 명성이 퇴색했다.

15살에 영국으로 유학 가 영국인 남성과 결혼하기도 한 수치는 1988년 어머니 병간호를 이유로 미얀마에 귀국한 뒤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얀마는 1962년 네 윈 장군이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군부정권이 수립된 뒤 계속 군사정치가 이어졌다.

독립영웅의 딸, 수치의 인기는 대단했다. 당시 그가 수도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에서 민주화 촉구 연설을 할 때 수십 만명이 모였다. 미얀마 군부는 1988년 8월8일 시작돼 수십 만명이 참여한 이른바 ‘8888 항쟁’을 유혈 진압했고,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항쟁으로 16년 동안 미얀마를 지배했던 네 윈이 사임했다. 수치는 그해 9월27일 야당 세력을 망라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창당하고 의장이 됐다.

신군부는 1990년 총선을 실시했다가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492석 중 392석을 얻는 대승을 거두자, 선거를 무효화했다. 이후 수치는 15년여 동안 가택연금을 당하며 정치 참여를 차단당했다.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지만 구금 상태에 있어 노르웨이에 가지 못했고, 그의 남편과 아들들이 대신 수상했다.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서밋에 참석한 아웅산 수치.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서밋에 참석한 아웅산 수치.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1988년부터 집권을 시작한 신군부는 2010년까지 20년 넘게 선거와 의회 없이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 등의 군부협의체를 통해 미얀마를 통치했다. 신군부는 2010년 수치에 대한 가택연금을 해제하고 자신들이 마련한 ‘민주화 로드맵’에 따라 20년 만에 총선을 실시했다. 하지만 민주주의민족동맹은 2010년 이 총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군부가 형사처벌을 받은 기록이 있는 사람의 출마를 금지한다며 수치의 의원 출마를 막았기 때문이다.

2015년 11월10일 총선에서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했다. 하지만 수치는 대통령에 취임할 수 없었고, 치안 및 안보, 국방 관련 등 실질적인 권력은 여전히 군부가 쥐고 있었다. 미얀마 군부는 2008년 헌법을 개정해,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고, 상·하원 의원 25%를 선출직이 아닌 군부가 지정하도록 했다. 또 헌법 개정은 의원 75%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해, 개헌 가능성도 닫아놨다.

2016년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외무부 장관과 국가고문을 맡았던 수치는 사실상 대통령 위에서 국가를 이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군부는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2017년 이후 로힝야 난민 사태는 수치의 명성에 큰 흠집을 냈다. 미얀마의 서부 연안 지역인 라카인주에 주로 사는 방글라데시 계열의 난민인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 주도의 대대적인 탄압과 축출은 국제적으로 큰 비난을 샀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인 수치는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 난민 축출을 옹호하고 나섰다. 미얀마 여론이 로힝야족 축출에 호의적인 데다,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 주도의 조처를 수치가 정면으로 반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노벨평화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국제적 비난이 일었고, 2004년 518 기념재단이 수여한 광주인권상이 2018년 철회되기도 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2019년 12월10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아웅산 수치의 얼굴 사진을 들고 지지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수치는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열린 로힝야족 집단 학살 사건 관련 재판에 참석했다. 양곤/AFP 연합뉴스
2019년 12월10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아웅산 수치의 얼굴 사진을 들고 지지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수치는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열린 로힝야족 집단 학살 사건 관련 재판에 참석했다. 양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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