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폭염과 산불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하루 평균 사망률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고위 보건관리가 9일 밝혔다. 안드레이 셀초프스키 모스크바 보건국장은 하루 평균 사망자가 360~380명이었지만 현재는 700명으로 늘어나, 영안실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섭씨 40도 가까운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모스크바 인근에서 산불이 잇따르면서 일산화탄소가 기준치의 6배 가까이 치솟았다. 9일 현재 러시아 중부 지역과 모스크바 인근 550여곳에서 17만ha가 아직 불타고 있어, 오염된 공기와 스모그 등이 뒤섞여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타트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보건장관은 이런 사망률 증가가 부정확하다고 부인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나,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른 소식통에 따르더라도 하루 사망률이 450명으로 역시 기록이라고 9일 전했다. 모스크바 당국은 주요 공장에 운영시간을 줄여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최고 40% 줄여줄 것으로 요청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무더위와 공기오염을 피해 모스크바 시민들은 에어컨 시설이 갖춰진 쇼핑몰이나 극장 등으로 피하고 있으나, 노약자들의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모스크바의 남부와 동부지역은 가시거리가 50m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공기 오염 상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산불이 우랄산맥 체야빈스크에 위치한 마야크 핵 개발 단지로 접근하고 있어, 10일 비상대책 회의를 여는 등 긴장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러시아 산불 ‘사람잡네’ 모스크바 사망자 급증
하루평균 사망률 2배 주장도
기자김순배
- 수정 2010-08-10 22:52
- 등록 2010-08-10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