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무대로 주목받은 유명 팝가수 셀린 디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 자신의 노래가 쓰인 데 대해 “무단 사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10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은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9일 몬태나주 보즈먼 유세 도중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쪽이 셀린 디옹이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을 부르는 영상을 대형 스크린에 틀었다고 보도했다. 이 노래는 디옹의 대표곡이자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이다.
이에 디옹 쪽은 공식 엑스(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성명을 올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노래를 유세에 사용하도록 승인한 적 없다고 밝혔다. 디옹 쪽은 성명에서 “디옹의 매니지먼트 팀과 그의 음반사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캐나다’는 몬태나에서 열린 트럼프·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선거 유세에서 ‘마이 하트 윌 고 온’을 부르는 디옹의 영상, 음성, 공연, 초상이 무단 사용된 데 대해 알게 됐다”며 “이러한 사용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승인받지 않았으며 디옹은 이번 혹은 어떠한 유사한 사용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디옹 쪽은 “그리고 진심으로, 그 노래를?”이라고 덧붙였다. 배 침몰 사고를 다룬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을 선거 유세에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를 꼬집은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유세 도중 ‘타이타닉’ 주제곡을 튼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를 비꼬는 글이 이어졌다. 엑스에는 “침몰하는 트럼프의 선거 유세를 비유하는 것 같다” 등의 글과 트럼프와 밴스가 타이타닉호에 서 있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 등이 올라왔다.
앞서 지난달 26일 디옹은 에펠탑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를 부르며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는 2022년 12월 희귀질환인 ‘근육 강직 증후군’(Stiff-Person Syndrome·SPS)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치료에 전념하면서 1년 7개월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디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2017년 1월에 열린 취임식에서 공연하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