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반도체 추가 규제를 앞두고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보도를 보면, 중국 세관당국은 1~7월 반도체 수입 물량이 3081억개, 2120억달러(약 291조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수량은 14.5%, 수입액은 11.5% 증가했다. 매체는 올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추가 규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량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특히 인공지능(AI) 서버 등에 많이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수입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 미국이 이르면 이달 말 대중국 반도체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중국 기업에 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지 못하게 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고대역폭메모리는 인공지능 데이터서버와 슈퍼컴퓨터 등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메모리이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이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기술력이나 생산 능력이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한국의 지난달 대중 수출이 114억달러(약 15조7천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2022년 10월 122억달러(약 16조8천억원) 수출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이다. 올해 1~7월 누적 대중국 수출은 748억달러(약 103조원)로,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다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대중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