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상 극과 극인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가 의외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후보는 모두 탄산음료 마운틴듀의 열성적 애호가라는 점이다. 대선 승리의 향배가 미국 중서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 지역 인기 음료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대선 무대에 마운틴듀 이야기가 등장한 것은 밴스 의원의 입에서다. 그는 2주 전 오하이오주에서 연설에서 민주당을 비판하며 “무엇이든 인종차별이라고 한다. 어제 다이어트 마운틴듀를 마셨고, 오늘도 마셨다. 그들은 그것을 인종차별적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마운틴듀가 코카콜라보다 40%가량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밴스 의원은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고카페인, 저칼로리인 마운틴듀는 좋은 제품”이라고 추어올렸다.
월즈 주지사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뒤, 그 또한 마운틴듀의 ‘열성적인 소비자’로 확인됐다는 점은 흥미롭다. 예컨대 그는 2018년 1월 엑스(X·옛 트위터)에 마운틴듀 캔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캠페인 연료(#CampaignFuel)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적이 있다. 2019년에는 “하루를 시작하는데 다이어트 마운틴듀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글과 함께 미네소타주에서 만들어진 마운틴듀 500㎖ 페트병 사진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진정성이나 유권자 친화적임을 나타내기 위해 오래전부터 식품을 사용해 왔지만, (이들이) 마운틴듀를 좋아하는 것은 진짜로 보인다”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젤리빈을 먹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맥도날드의 빅맥을 즐겼던 일화를 소개했다.
두 후보자가 모두 마운틴듀를 즐겨 마시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들이 속한 오하이오주와 미네소타주는 마운틴듀가 잘 팔리는 이른바 ‘마운틴듀 벨트’로 불려왔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쇠락한 공업 지대를 뜻하는 러스트 벨트와도 얼추 겹친다.
시장조사업체인 민텔은 마운틴듀가 탄산음료 브랜드 가운데 전국 시장 점유율 5위권을 차지하며, 특히 연간 5만달러(약 6900만원) 미만을 버는 가정의 남성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보인다고 짚었다. 마운틴듀가 전미 스톡자동차 경주대회(NASCAR), 스포츠 전문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인 이에스피엔(ESPN) 주요 광고주였고, 수상스포츠와 오프로드 자동차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증정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 부통령 후보들과 어떤 집단이 동질감을 느낄지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케이틀린 케코스키 민텔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이들은 중서부 출신의 남성들이다. 다른 이념을 가진 극도로 다른 사람들이지만, 인구학적 유사점이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잡지 베버리지다이제스트의 편집장인 듀안 스탠퍼드도 “기본적으로 탁 트인 땅과 관련된 특정 스포츠, 컨트리 음악 애호가 등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