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한반도 상공에서 미군과 한국군 전투기의 호위를 받고 있는 미국 B-52 폭격기. 공군 제공
한반도 상공에서 미군과 한국군 전투기의 호위를 받고 있는 미국 B-52 폭격기. 공군 제공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 미국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그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한국 등과도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위커 의원은 29일(현지시각) 공개한 국방투자계획 보고서 ‘힘을 통한 평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인도 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을 타격할 수 있는 더 많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매년 만들고 있다”며 “당장의 외교적 해법은 보이지 않을지라도, 미국은 한반도의 억제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이렇게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정기적인 한-미 군사훈련, 한반도의 지속적인 미군 주둔” 등을 제시한 뒤 새로운 선택지로 “인도 태평양에서 핵 공유 협정이나 미국 전술핵 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등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나토 동맹들과 체결한 것과 비슷한 ‘핵 책임 분담 합의’에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 국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1991년 미-소간 체결됐던 ‘전략무기감축조약’을 계기로 철수한 주한미군 내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한국과 협의하고, 이후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포함한 인도· 태평양에 나토식 핵 공유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2025회계연도 국방 예산을 550억달러(약 75조7천억원) 증액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광고

이런 주장은 최근 미국에서 자주 나오고 있다. 앞서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도 지난 15일 ‘군비 통제 및 억제에 관한 청문회’에서 “우리가 동맹국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보호 목적의 핵무기를 전역에 재배치하는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논의하는 것은 금기시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위커 의원의 이런 제안이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의 추인을 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도 거리가 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한-미 확장억제 체제 운영 방안이 든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적시해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낮췄다.

광고
광고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공화당 일부 주장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여지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최근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항상 논의 테이블 위에 있지만 한국인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