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디애나 주 피터스버그 발전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3년 10월 25일 촬영. AP 연합뉴스
미국 인디애나 주 피터스버그 발전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3년 10월 25일 촬영. AP 연합뉴스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넘게 올라가는 데 앞으로 6년이 채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로빈 램볼 등 기후학자들은 30일 저널 ‘자연기후변화’에서 “온실가스가 지금 추세로 배출되면 지구 온도가 2029년 초를 전후해 1800년대보다 1.5도 이상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전망은 지구온도가 1.5도 상승의 문턱을 넘어서는 시점을 과거 예상보다 3년 남짓 앞당긴 것이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PC)는 지난 2021년 이 시점을 2032년 중반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구온도가 산업화가 시작된 1800년대보다 1.5도 이상 올라가면, 재앙적인 기후변화가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엔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은 온도 아래로 묶어놓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지구 온도는 지난 10년 동안 1800년대보다 1.14도, 지난해엔 1.26도 올라갔고, 올해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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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지구온도 상승 속도가 애초 예상보다 빨라진 건 역설적이게도 대기질의 향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석연료 등을 태우면 그을음이나 분진 등 이른바 ‘에어로졸’이라고 부르는 미세먼지가 나오는데, 이들 미세먼지는 태양빛을 가려 지구를 덜 뜨겁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대기질 개선이 이뤄져 에어로졸의 대기 농도가 줄어들면서 이런 지구냉각 효과가 감소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올 초 기준으로 남아있는 ‘탄소예산’이 2500억톤이라고 추산했다. 탄소예산이란 지구온도를 50%의 확률로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은 수준에 묶어두면서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을 말한다. 현재 대기에 배출되는 탄소는 1년에 400억톤 정도이며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탄소예산이 모두 소진되기까지 올 초부터 따져 6년 조금 더 남았으며, 지금부터 기산하면 6년이 채 남지 않은 셈이다. 이런 추산은 지난 2021년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가 탄소예산을 5000억톤으로 추산한 것에서 3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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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로빈 램볼 교수는 “이는 6년 뒤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지고 만다는 뜻이 아니지만, 우리가 이미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추세에 있지 않다면 지구온도 상승을 1.5도에서 막는 건 늦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탄소예산이 2029년 소진되더라도 곧바로 지구온도가 1.5도 넘게 올라가는 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구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은 이보다 더 빨리 올 수 있고 몇 년, 심지어 10년 이상 지체될 수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지구온도 상승 한계를 2도까지 허용하면 탄소예산이 1조2200억톤으로 늘어나며 앞으로 30년 더 여유가 있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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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의 또 다른 공동저자인 리즈 대학의 기후학자 크리스토퍼 스미스는 “지구를 구할 시간이 6년 남았다고 해석하지 않길 바란다”며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1.6도나 1.65도 상승에서 막는다면 그건 2도 상승보다는 더 좋은 일이다. 우리는 소수점 이하 온도를 위해서도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