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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정의길 칼럼] 미국의 4개 전선 : 중·러·이란, 그리고 ‘내전’

등록 :2022-01-17 16:10수정 :2022-01-18 02:32

미국이 처한 4개의 전선 중 주요 전선은
대중국 전선이 아니라 국내 전선인 ‘내전’이다
내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로 더욱 격화되면서
미국은 대외 전선에서 더욱 무력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지난해 1월6일 트럼프가 부추긴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지금 미국은 자유주의 세력 대 보수 세력의 대결이 거의 내전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지난해 1월6일 트럼프가 부추긴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지금 미국은 자유주의 세력 대 보수 세력의 대결이 거의 내전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정의길 | 선임기자

미국은 지금 4개의 전선에 직면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과 3개의 전선에서 대치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트럼프로 상징되는 내전에 봉착해 있다.

지난해 1월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할 때 미국은 국내적으로 분열을 치유하고, 대외적으로는 동맹을 복원하는 한편 중국과의 대결 전선에 집중하려고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국내외적으로 더 많은 전선에서 수렁에 빠지고 있다.

대외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전선에 국력을 집중하기 위해 중동 수렁에서 탈출해야 했다. 이란과의 화해가 필요했다. 중동 분쟁의 구도가 반미적인 이란 주도의 시아파 연대 대 친미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수니파 연대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결 조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국제 핵협정인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의 복원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직후 대외 정책에서 이란 핵협정 복원 협상을 최우선 사안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란 핵협상은 지지부진했고, 미국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방적으로 철군했다. 아프간 철군은 유럽 동맹들에게 미국의 신뢰에 대한 회의를 불렀다. 국내에서는 보수 세력이 바이든을 공격하는 소재가 됐다.

무엇보다도 러시아와 관계가 격화됐다. 바이든의 대외 정책에서 러시아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지난해 4월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명의 군사력을 구축하면서 바이든의 대외정책은 본격적으로 발목이 잡혔다. 러시아가 해를 넘겨가며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를 조성해 미국의 외교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러시아 전선에서 소진되고 있다.

중국·러시아·이란과의 전선이 고착된다면, 이는 강화되는 반미 중-러 연대에 더해 유라시아 대륙에서 반미적인 중-러-이란 삼각연대를 조성할 수 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를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의 패권에 가장 위협이 되는 상황으로 규정했다. 이 세 나라의 반미 연대는 아시아·유럽·중동으로 미국의 국력을 분산시켜 각각의 전선에서 미국의 대응력을 약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지난 연말부터 3개의 전선을 다시 재편해 자신에게 유리한 세력 균형을 조성하려는 외교적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11월29일 빈에서 재개된 이란과의 국제 핵협상이다. 두번째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놓고 지난 10일 시작된 러시아와의 협상이다. 러시아와의 협상은 13일 일단락됐으나, 각자의 입장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전쟁의 북소리가 울린다”는 미국 외교관의 우려처럼 우크라이나 위기가 당분간 해소될 기미는 희박하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 타결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다행히 미국과 이란이 협상의 공통분모를 찾아 접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10일 신년사에서 “특정 국면에서 적과의 대화와 협상을 갖는 것이 항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미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비난하던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행정부가 만든 합의 초안을 놓고 협상할 것임을 동의해 협상 진전에 청신호를 켰다.

결국 문제는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이란에 가한 제재의 해제이다. 협정이 깨진 뒤 내린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협상의 당연한 조건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에 미사일과 테러 문제까지 포함한 새로운 협정 체결을 조건으로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은 국제 질서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 정치의 분열로 대외 협상에서 재량권이 더욱 축소됐다. 자유주의 세력 대 트럼프 지지층 등 보수 세력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대외 정책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제안을 받지 못하고 회담을 결렬시킨 것이나,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이란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해 1월6일 트럼프가 부추긴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미국 상황은 거의 내전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내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로 더욱 격화되면서 미국은 대외 전선에서 더욱 무력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미국이 처한 4개의 전선 중 주요 전선은 대중 전선이 아니라 국내 전선인 ‘내전’이다.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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