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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프랑스, 원전 강화 전략으로 전환…국내외 논란 예고

등록 :2021-10-13 16:40수정 :2021-10-13 19:59

마크롱, 소형 원자로 개발에 10억유로 투자안 발표
대선 앞두고 보수 후보들 앞다퉈 원전 확대 공약
EU 10개국 장관들도 “원전은 저탄소 기술” 주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소형 원자로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프랑스 2030’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소형 원자로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프랑스 2030’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300억유로(약 41조원) 규모의 산업 재활성화 사업을 담은 ‘프랑스 2030’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형 원자로 사업을 3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퇴조하던 원자력발전을 다시 강화하는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시사한다.

프랑스·핀란드 등 유럽연합(EU) 10개 회원국의 경제·에너지 장관들도 전날 원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공동 기고문을 주요 언론에 발표해, 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논란은 프랑스뿐 아니라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연합 전체에서 뜨거워질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2030년까지 소형 원자로, 전기차, 재생에너지, 반도체 등에 총 300억유로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프랑스24>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 계획에는 소형 원자로 개발에 10억유로(약 1조3800억원)를 투자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첫번째 목표는 2030년까지 혁신적인 소형 원자로를 확보하고 폐기물 처리 기술도 개선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원전 기술이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2044년까지 기존 방식의 원전 6기를 건설하는 계획도 곧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또 마크롱 대통령의 원전 강화 전략은 프랑스 정치권과 여론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파 진영에서는 앞다퉈 원전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중도 우파 후보인 발레리 페크레스는 12개 원전 폐쇄 계획을 중단하고 원전 6기 신설 계획을 승인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마크롱 대통령에게 맞설 후보로 떠오른 극우 언론인 에리크 제무르도 마크롱 정부의 풍력발전 투자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월간지에 쓴 글에서 “나는 독일을 흉내 내는 에너지 전환을 핑계로 에너지 주권을 잃는 것에 반대한다”며 원전 투자 확대를 주장했다.

좌파 정치인들은 원전 비중 축소와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있으나, 원전 지지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오독사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풍력에 우호적인 여론은 63%로 원전(51%)보다 여전히 높다. 하지만 원전 우호 여론은 최근 2년 사이 17%포인트 증가한 반면, 풍력 지지 여론은 같은 수치만큼 줄었다. 이런 흐름 변화는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촉발한 전력 요금 폭등 여파로 더욱 빨라질 여지가 높다.

프랑스는 지금도 전력 생산에서 원전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9년 프랑스 전체 전력 생산 중 원전의 비중은 69.4%다. 이는 미국(19.3%), 영국(16.4%), 독일(12.3%) 등 다른 주요 7개국(G7)과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치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 중 유일하게 원전 가동을 완전 중단했다.

프랑스는 원전 관련 투자 비중도 주요 7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프랑스 생태전환부 자료를 보면 2020년 에너지 관련 공공 투자 중 원전 비중은 49.9%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한해 전에 비해 32% 늘었지만, 전체 투자 중 비중은 41%로 원전에 여전히 못 미친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해 독일의 전체 에너지 투자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70%에 이른다.

한편,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 미카 린틸레 핀란드 경제장관 등 유럽연합 10개국 장관들은 11일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동 기고문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 주요 신문에 투고했다. 이들은 “원전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해법인 동시에 유럽의 에너지 자급을 강화시켜줄 것”이라며 유럽연합이 원전을 저탄소 기술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예고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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