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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럽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의 예술활동 선배”

등록 :2018-02-23 13:58수정 :2018-02-23 14:00

국제 연구진, ‘사이언스’에 벽화 분석 결과 발표
스페인 동굴 3곳 벽화 6만5000년 전 것으로 추정
현생인류 조상이 그린 것보다 2만4000년이나 앞서
‘상징적 사고’의 증거…“언어도 사용했을 것”
네안데르탈인이 6만4800년 전 스페인 동굴에 그린 것으로 분석된 벽화(왼쪽)와 추출 이미지. 동물 문양은 그린 연대가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 사이언스
네안데르탈인이 6만4800년 전 스페인 동굴에 그린 것으로 분석된 벽화(왼쪽)와 추출 이미지. 동물 문양은 그린 연대가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 사이언스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보다 2만4000년 앞서 동굴 벽화를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생인류의 조상보다 상당히 뒤처진 것으로 인식돼온 네안데르탈인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중요한 발견이다.

영국 사우샘프턴대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연구소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스페인 동굴 3곳에서 발견된 벽화를 분석한 결과, 6만5000년 전을 전후로 네안데르탈인들이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했다.

프랑스와의 경계 지역에 있는 라 파시에가 동굴에서 발견된 사다리 모양의 벽화는 최소 6만4800년 된 것으로 분석됐다. 붉은 황토를 쓴 이 벽화에는 동물 모양도 등장하는데, 사다리를 제외한 문양은 동시대의 네안데르탈인이 그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페인 남부 말라가 근처의 아르달레스에 있는 동굴에서 발견된 붉은색 칠은 적어도 6만5500년 된 것으로 조사됐다. 스페인 중서부 말트라비에소 동굴 벽의 손 모양 스텐실 역시 최소 6만6700년 전 것으로 조사됐다.

11만5000년 전 것으로 분석된 조개 껍질 장신구. 출처: 사이언스
11만5000년 전 것으로 분석된 조개 껍질 장신구. 출처: 사이언스
연구진이 확인한 동굴 벽화의 제작 연대는 현생인류의 조상이 그린 것으로 확인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보다 2만4000년 앞선다. 연구진은 “그때는 현생인류가 유럽에 도착하기 전이었으니까 네안데르탈인이 그렸다는 의미가 된다”고 밝혔다. 현생인류는 4만5000년 전에 유럽에 도착했다.

동굴 세 곳의 벽화는 20세기에 발견됐지만 그동안 연대 측정이 어려웠다. 고고학적 연대 측정에는 방사성동위원소 측정법을 쓰는데, 이 벽화들에서는 분석에 많이 사용하는 방사성탄소를 찾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석회암 동굴에서 형성되는 유석을 활용했다. 유석이 함유한 우라늄이 토륨으로 분해되는 속도를 이용해 벽화의 생성 연대를 측정해냈다.

네안데르탈인은 60만년 전 현생인류의 조상과 갈라져나온 사람속의 한 지류로 4만년 전 멸종했다. 과거에는 외모가 고릴라를 닮고 지적으로 열등했으며, 이 때문에 현생인류에 밀려 멸종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추정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잇따른 고고학적 발견과 분석을 통해, 그들이 현생인류의 조상보다 그다지 뒤처진 존재가 아니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도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고 있다. 벽화로 볼 때 네안데르탈인들이 ‘상징적 사고’를 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바르셀로나대의 주안 질라오 교수는 “상징을 사용한다는 것은 언어를 가졌다는 말이 된다”고 말했다. 네안데르탈인들도 현생인류처럼 언어를 사용했으며, 그와 연계된 고도의 사고를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과거에도 네안데르탈인들의 유물에서는 일종의 예술 활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장신구가 발견된 바 있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들이 유럽에서 얼마간 같은 시기를 산 현생인류의 것을 모방한 것 아니냐고 추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스페인 남부 아비오네스에서 발견된 색칠한 조개 껍데기 장신구가 11만5000년이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네안데르탈인의 문화적, 지적 능력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발견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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