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쾰른 1000명 집단 성폭력 사건…충격에 빠진 독일

등록 :2016-01-06 08:34수정 :2016-01-06 17:45

중동·북아프리카 이민자들로 추정…반이민 정서 확산 우려
소셜미디어에선 소극적 언론보도 의심
쾰른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독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가해자들이 이민자 출신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로 보였다는 피해자 증언이 나와, 독일의 난민 정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건은 새해 전야인 지난해 12월31일 밤 쾰른역 부근에서 일어났다. 쾰른역 부근 광장에는 새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는데 이들 중 일부 남성들이 떼를 지어 여성들을 추행하거나 소지품을 빼앗는 일이 벌어졌다. 5일 오전까지 피해 신고를 한 여성만 90명 이상이라고 독일 <슈피겔>은 전했다. 이중 성추행 등 성폭력을 겪었다는 이들이 25명가량이며, 1명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당시 쾰른역 부근에 아랍이나 북아프리카 출신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 1000여명이 있었는데, 가해자들이 이들 중 일부’라고 증언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피해 여성들은 남성들이 5명 정도 작은 무리를 지어서 여성 1명을 에워싼 뒤, 성폭력을 가하거나 지갑과 휴대전화를 훔쳤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쾰른역 부근에 있었다는 아네(27)라는 이름의 여성은 “광장에는 절대 다수가 남성이었고 이들이 일부 겁에 질린 소수 여성을 노려보는 분위기였다”고 <슈피겔>에 말했다. 일부 남성들은 새해맞이를 하러 나온 시민들에게 폭죽을 던지기도 했다. 사건이 일어난 쾰른은 독일 안에서도 인종적 다양성이 큰 도시로, 지난해만 난민을 10만명이나 받아들였다. 인구는 모두 100만명가량이다.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은 적극적 난민 수용 정책을 취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8월 독일로 오는 모든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뒤, 난민 유입이 증가했다. 지난해 독일로 유입된 난민만 100만명이 넘는다.

극우 단체인 ‘페기다’는 쾰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우리들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보수 성향 독일 월간 정치 잡지 <키케로>의 부편집장인 알렉산더 마르기어는 칼럼에서 “정부의 통제 능력 상실은 국경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며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를 포기하는 이들은 이런 행동에 대한 결과도 통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집권 기독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지만 적극적 난민 수용 정책에는 회의적인 바이에른주 지역정당인 기독사회당은 “쾰른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난민이 있다면 추방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기독사회당은 한해 난민 수용자를 20만명으로 제한하자며 메르켈 총리를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쾰른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 중에 최근 독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출신 난민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사건을 “역겨운 공격”이라고 규정한 뒤 “완벽하고 신속하게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죄가 있다면 외모가 어떻든 어디 출신이든 상관없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은 “새로운 차원의 조직범죄”로 보고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쾰른 성폭력 사건을 난민 유입 탓으로 섣불리 결론 지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강하다. 쾰른 시장인 헨리에테 레커는 “공격에 가담한 이들이 난민이라고 믿을 이유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레커 시장은 난민에 우호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시장 당선 하루 전날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목을 흉기로 찔려 중상을 입은 적이 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은 “이민자 출신들이 대규모로 공격을 했다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일”이라고 우려하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난민 모두를 의심하는 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슈피겔>은 독일 연방 경찰 자료를 인용해, 난민 유입 증가 속도에 견줘 이민자 범죄 증가 속도는 무척 더딘 편이라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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