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경우 핵 분쟁의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례 국정 연설에서 이렇게 말하고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연계해 러시아 서부 지역의 러시아군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6일 미래에 우크라이나 파병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이 발언 이후 미국, 독일 등 서방 주요 국가와 나토는 파병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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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1980년대와 같은 군비 경쟁으로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이날 국정 연설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두고 이뤄졌으며, 연방 상하원 의원 외에 행정부 관리들,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 종교 단체 대표 등 각계 인사들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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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 ‘전략적 안정’을 위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러시아의 국가 안보 문제를 배제한 채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려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특별 군사 작전’을 러시아인 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주권과 안보를 위한 정당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쟁을 시작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걸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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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호적인 국가들과 정치가 개입하지 않는 새로운 전세계 금융 기반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아랍 국가들, 라틴 아메리카와의 협력 강화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국정 연설은 러시아 주권의 연속성 등 러시아 국내 문제와 향후 5년 동안의 과제를 제시하는 데 주로 할애됐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