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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럽

[영상] “이대로라면 우크라 내년 초 승전” 전 나토 사령관의 얘기다

등록 :2022-11-23 23:26수정 :2022-11-25 10:44

[이유있는 유럽] 벤 호지스 전 나토 연합군 사령관 인터뷰
“미국 등 적극 지원이 계속 이뤄진다면…헤르손·하르키우가 관문”
2022년 11월18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벤 호지스 전 사령관. 노지원 특파원
2022년 11월18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벤 호지스 전 사령관. 노지원 특파원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4일 열달째로 접어들었다.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맞먹는 전체 영토의 6분의 1(17일 기준 10만5189㎢)을 러시아에게 빼앗긴 상태다. 하지만 3월 말~4월 초 러시아의 키이우 철수, 9월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으로 인해 전쟁 초인 3월 말(13만3179㎢)에 견줘 상황이 나아졌다. 11일엔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시 탈환이라는 전략적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 전황을 서구 군사전문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겨레>는 18일 벤 호지스(64·미국 육군 중장)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 사령관을 만나 현재 정세와 향후 전망에 대해서 들어봤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했던 2014년 3월 나토 연합군 사령관(2012∼2014년)이었고, 2017년까지 주유럽 미군 사령관으로 일했다. 그는 미국 등의 적극 지원이 계속 이뤄지면 우크라이나군이 내년 초 2014년 3월 상실한 크림반도 등 남부 영토를 되찾는 공세에 돌입할 수 있다는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겨울을 맞아 전선이 교착되면, 양쪽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등 미 군부 수뇌부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 견해였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헤르손시를 되찾았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번 헤르손시 수복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사기가 크게 올랐다. 러시아는 헤르손주 병합을 선언한 뒤에 그 주도인 헤르손시를 잃었다. 아마 치욕감을 느낄 거다. 여러 내부 문제도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군사 작전 측면에서 보면, 9월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시작한 뒤 (남부) 헤르손, (북부) 하르키우를 탈환했다. 헤르손으로 향하는 ‘오른쪽 날개’, 하르키우에서 이줌으로 내려가 마리우폴로 향하는 ‘왼쪽 날개’가 결국 크림반도로 향한다. 내 생각에 내년 1∼2월께 크림반도 탈환이라는 마지막 단계를 시작할 수 있을 거 같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는 크림대교를 이미 폭파했다. 러시아는 이미 드니프로 강 뒤편으로 물러섰다. 헤르손 수복으로 오른쪽 날개가 더 전진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이어가려면 미국과 유럽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몇달 전, 공화당이 공개적으로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어렵단 식으로 이야기했을 때 매우 걱정했다. 미국 공화당이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의 시각을 보여주는 모습은 평생 처음 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몇몇 사람들 말이다. 다행히 이들 대부분이 지난 중간선거에서 패했다.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가 이란한테서 드론을 받고, 북한한테서 겨울용 군복을 얻어온다는 것이다. 러시아 상황이 얼마나 안 좋으면 이러겠나. 이번 전쟁은 우리 모두의 의지에 달렸다.”

―전쟁이 언제 끝나고, 누가 이길 것으로 예상하나?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과 유럽의 지원이 이어진다면) 내년 1∼2월께 크림반도 탈환이라는 마지막 단계를 시작할 수 있을 거 같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는 크림대교를 이미 폭파시켰다. 러시아는 이미 드니프로강 뒤편으로 물러섰다. 헤르손 수복으로 오른쪽 날개가 더 전진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다만, 서방이 현재처럼 계속 지원한다는 전제 아래서 그렇다. 만약 서방이 장비·재정 등 지원을 계속하지 않고 대러 제재를 계속 유지하지 않는다면 전쟁은 더 길어질 것이다.”

2017년 6월16일(현지시각) 벤 호지스 당시 미 육군 유럽 7군 사령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세이버 스트라이크(Saber Strike) 훈련 마지막 날 병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17년 6월16일(현지시각) 벤 호지스 당시 미 육군 유럽 7군 사령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세이버 스트라이크(Saber Strike) 훈련 마지막 날 병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5일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전 유럽이 확전을 우려했지만, 첫 보도 이후 2시간 만에 트위터에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격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첫째,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그런 행위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쉽게 발각될 수 있다. 그런 행위는 나토 회원국, 유럽연합(EU) 국가들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 만약 정말 그런 행위를 하려면 그 지점이 폴란드군 장비들이 들어가는 기지라든지 뭔가 가치가 있는 곳이어야 하지 않겠나.

둘째, 누군가의 ‘실수’였다는 것이 나에게는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한 영상을 봤는데, (러시아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순항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군이 요격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날아오던 미사일이 모두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큰 덩어리 상태로 계속 가다가 떨어졌다. 이런 시나리오가 내게는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애초 폴란드 정부가 나토 헌장 4조(상호 협의)를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4조 발동 요청이 없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4조를 발동하는 것은 긴장 수위가 올라가는 것을 보였을 수 있지 않나 싶다. 4조는1949년 나토 창설 이래 단 7번 발동됐다. 상상해보건대, (15일 밤 정상 간 통화를 포함해) 다양한 전화통화가 이뤄졌고 이미 초기에 어떤 상황인지 밝혀냈을 수 있다.”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로 인해 자칫 나토 헌장 5조(집단안보)가 발동될 수 있었다. 이는 ‘3차 세계대전’을 의미하나?

“꼭 그렇지는 않다. 5조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딱 한 차례 발동됐다. 이것이 3차 대전으로 비화하지 않았다. 단,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5조는 잠재적 적성국이 예컨대 리투아니아·튀르키예·폴란드를 공격했다면 이는 나토 전체, 곧 미국·독일·영국 등과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실을 적성국한테 상기시키기 때문에 중요하고, 또 위험하다.”

―폴란드군, 나토군이 폴란드 영토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했는데도 타격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실제로 (폴란드군이) 레이더가 어디서 날아왔는지 탐지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도전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미사일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대응할 시간은 단 몇 초뿐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응에 몇 분이 주어지는 것과 다르다. 미사일 탐지에는 아주 많은 센서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결정해야 한다. 미리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 아주 많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그동안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2022년 11월18일(현지시각) 벤 호지스 전 사령관이 독일 베를린에서 &lt;한겨레&gt;를 만나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탈환의 의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노지원 특파원
2022년 11월18일(현지시각) 벤 호지스 전 사령관이 독일 베를린에서 <한겨레>를 만나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탈환의 의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노지원 특파원

―우크라이나는 폴란드를 타격한 것이 러시아가 쏜 미사일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조금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지난 아홉달 동안 전쟁이 계속되던 중에 ‘전략적 소통 오류’라고 부를만한 일이 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쏘려던 미사일이 폴란드로 들어간 것이었다면 나토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다가 빗나간 것이라도 긴장이 꼭 격화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현재 동맹국들이 보여준 것처럼 크렘린을 규탄하는 것이다. 왜 나토 회원국 국경 가까운 곳을 향해 미사일을 쏘는가. 뭘 얻고자 하나? 러시아는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 둘째,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 곧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에 탑재되는 사거리가 300㎞인 육군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에이태큼스) 같은 무기 지원에 대한 장애물을 없앨 수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오데사에서 300㎞ 떨어진 크림반도 안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말이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고 보나.

“가능할 것 같다. (패트리엇 지원이) 여덟달 전에 이뤄졌어야 했다고 본다. 문제는 미국이 가진 패트리엇 시스템조차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패트리엇 시스템을 가진) 미국 부대는 단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주 많다.

어떻게 우리의 제한적인 자원을 배치할 것인지 우선 순위를 따져야 한다. 이번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경종을 울렸다. 2022년에 러시아가 아파트·쇼핑센터·병원·오페라하우스 같은 민간인 시설을 상대로 미사일을 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유럽 시민 수억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베를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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