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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군축 전문가 “미국 겨냥 핵 선제 사용권 고려해야”

등록 :2021-09-23 15:09수정 :2021-09-24 02:33

군축 담당 대사 출신 사쭈캉 중국군축협회 명예회장
“미국 전략적 압박 격화, 선제 불사용 원칙 조정 필요”
뉴스타트로 묶인 미-러와 달리 핵군축 의무 없는 중국
기존 방어용 ‘소극 억지’ 넘어 공세용 ‘적극 억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4월23일 열린 중국 해군 창군 70돌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해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칭다오/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4월23일 열린 중국 해군 창군 70돌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해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칭다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동맹국을 동원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중국 군축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미-중의 전략 경쟁이 중국 안보 정책의 핵심 영역인 ‘핵 사용’ 원칙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23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쭈캉 중국군축협회(CACDA) 명예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이 단체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미국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군사동맹을 만들고, 주변국 배치 군사력을 증강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전략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 명예회장은 유엔 주재 군축담당 대사(1995~97년)와 외교부 군축국장(1997~2001년), 유엔 경제·사회 담당 사무차장(2007~2012년) 등을 지낸 고위 외교관 출신이다. 관영 <환구시보> 등은 중국 군축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왕이 외교부장이 ‘시진핑 외교사상에 따라 군축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자’는 제목으로 화상 축사를 했다고 전했다.

사 명예회장은 “지난 1964년 핵 무기를 보유한 이래 중국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이란 ‘도덕적 우위’를 유지해왔다”며 “하지만 중국을 최대 경쟁국, 심지어 적대국으로 여기는 미국이 주변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상황에 맞서 정책을 조율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미국은 지속적으로 한국 등 국가의 미사일 개발 제한을 완화하고, 한국과 일본에 배치한 미사일 요격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늘리고, 주변국에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전략적 봉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절대다수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에 대한 선제 불사용 원칙은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중-미 양국이 협상을 통해 핵무기 선제 불사용 원칙에 대한 합의에 이르거나,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대응 능력을 훼손하는 조처를 중단하기 전까지 미국에 대해선 이 원칙을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사 명예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영국·오스트레일리아(호주)와 새로운 군사동맹인 ‘오커스’ 창설을 전격 발표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오커스 창설과 함께 영국에 이어 호주 쪽에도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것을 두고 “극도로 무책임한 처사”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세계적 핵 군축 단체인 ‘전미핵과학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중국은 사거리가1만3천㎞에 이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DF)-5B용 50기를 포함해 모두 272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핵무기 관련 투자가 전년 대비 4배가량 늘고, 신장·간쑤·네이멍구 등지에서 탄도미사일용 격납고(사일로) 추가 건설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미국 쪽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러는 2010년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에 따라 실전 배치 핵탄두를 1550기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은 핵 군축 의무가 없는 상태다.

그간 중국이 선제 불사용 원칙을 고수해온 것은 미-러에 견줘 소규모인 자국 핵무기가 ‘방어용’이자 ‘소극적 억지력’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 선제 불사용 원칙 폐기는 미-중 전략 경쟁 격화 속에 중국이 방어 차원을 넘어 핵무기를 실제 사용 또는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적극적 억지력’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이다. 앞서 미국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핵 선제 불사용 선언’을 검토했지만,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일본 등의 반발로 용도 폐기한 바 있다.

한편, 사 명예회장은 미국의 제재 완화해제 거부로 교착상태에 빠진 이란·북한 등 다자 핵 협상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대북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선 ‘립서비스’에 그쳐선 안된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적이고 정확하게 이행하지 않는다면, 중국도 상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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