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르카타의 업체 ‘윙 인플레이터블’이 타이 치앙라이 매사이 지역 탐 루엉 동굴에 갇힌 이 지역 유소년 축구팀을 구조하기 위해 마련한 공기 주입식 장치를 시험하고 있다. 아르카타/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르카타의 업체 ‘윙 인플레이터블’이 타이 치앙라이 매사이 지역 탐 루엉 동굴에 갇힌 이 지역 유소년 축구팀을 구조하기 위해 마련한 공기 주입식 장치를 시험하고 있다. 아르카타/로이터 연합뉴스

“물과 시간이라는 두 장애물과 싸우고 있다.”

침수된 동굴에 갇혀있는 타이 치앙라이주 유소년 축구팀을 구출하기 위한 작업이 9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최소 4명의 생존자를 추가로 구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고립된 지 15일 만에 소년 4명이 먼저 탐루엉 동굴을 빠져나왔고, 이날도 남은 소년을 무사히 꺼내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달려온 구조 전문가들의 필사적 노력이 이어졌다. <에이피>(AP) 통신은 타이 구조 당국이 이들을 모두 탈출시키려면 최대 4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광고

전날 밤늦게까지 작업을 진행한 구조대원들은 산소통을 보충하는 등 설비를 점검하고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오전 11시께(현지시각) 2일차 작업에 들어갔다. 첫날 구조 작업을 벌인 잠수부들이 다시 나섰다. 동굴 지형에 익숙해진 이들이 신속하고 실수 없이 작업을 진행하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광고
광고
한 타이 시민이 9일 치앙라이 매사이 지역 탐 루엉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의 안전한 귀환을 소망하는 뜻을 담은 그림을 벽에 붙이고 있다. 매사이/AP 연합뉴스
한 타이 시민이 9일 치앙라이 매사이 지역 탐 루엉 동굴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의 안전한 귀환을 소망하는 뜻을 담은 그림을 벽에 붙이고 있다. 매사이/AP 연합뉴스

<방콕 포스트>는 1차로 빠져나온 이들이 동굴에서 70㎞ 떨어진 치앙라이 쁘라차누크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와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누퐁 파오찐다 내무장관은 애초 탈수와 영양실조 증상이 염려됐으나, 이들이 “강하고 안정적”이라고 했다. 구출된 소년들이 누구인지는 미구조자 가족들의 심경을 고려해 확인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다시 바깥 세상으로 나온 소년들의 구출 작전은 독창적이면서도 아슬아슬했다. 동굴 속 4㎞ 지점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소년들은 1인당 잠수부 2명의 호위를 받고 바깥으로 향했다. 잠수부 중 1명은 앞에서 헤드램프로 어두운 물길을 비추고, 다른 잠수부가 소년의 산소통을 대신 짊어지고 함께 움직였다. 소년들은 지난 2일 발견 이후 잠수 장비 사용법을 배웠지만, 수영 경험이 부족하고 무거운 산소통을 메고 움직이기가 어려워 잠수부들에 의존해 동굴을 빠져나왔다. 소년들은 얼굴 전면을 덮는 잠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어둠 속에서 로프를 잡고 출구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침수 구간은 1.7㎞, 수심이 깊은 곳은 5m에 달했다. 산에서 땅속으로 흘러내린 흙탕물은 한 치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 구조본부가 차려진 챔버3 지역에 도착한 뒤엔 다시 1.7㎞를 걸어서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동굴 주변에는 시민들이 모여 일부 구출 소식에 환호하며 남은 소년들의 무사 귀환을 기도했다.

하지만 10일부터 이 지역에 폭우가 예보돼 구조 당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동굴에 남은 소년들은 물에 둘러싸인 바위에 고립돼 있다. 나롱삭 오소타나꼰 전 치앙라이 주지사는 “물과 시간이 장애물”이라며 “자연의 힘에 맞서긴 어렵겠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