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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시아·태평양

필리핀판 ‘윤금이 사건’ 미군 병사 기소

등록 :2014-12-1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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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검찰, 살인혐의 증거 확보
미군 신병 인도 거부해 반발 불러
시위 확산되자 조건부 조사 허용
필리핀 검찰이 현지인을 살해한 미군 용의자를 기소했다. 필리핀 검찰은 15일 미 해병 조지프 펨버튼 일병의 살인 혐의를 뒷받침할 근거를 발견했다며 그에 대한 기소 사실을 공개했다고 <필리핀 스타>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펨버튼 일병은 지난 10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필리핀인을 디스코텍에서 만나 수비크만 인근 올롱가포 지역의 호텔로 함께 갔다. 제프리 로드(제니퍼·26)라는 이름의 이 필리핀인은 그 다음날 호텔방 화장실 변기에 머리를 기울인 상태의 주검으로 발견됐다. 펨버튼 일병은 이 피해자를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펨버튼 일병이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자, 현지 시민단체들은 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며 곳곳에서 반미 시위에 나섰다. 애초 미군은 펨버튼을 필리핀 사법기관에 인도하지 않고 미군 군함에 머무르게 했다. 필리핀 주둔 미군의 법적 책임을 규정한 방문군 지위협정(VFA)은 공식적 임무 수행과 무관한 범죄를 저지른 미군에 대해서는 필리핀 정부의 관할권을 인정하지만, 이들의 신병은 여전히 미국 정부가 관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군이 용의자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는 데 대한 현지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방문군 지위협정 폐지 논란까지 일자 미국은 자국군 병사들이 감시를 맡는다는 조건으로 펨버튼 일병을 필리핀 군기지로 이송해 필리핀 당국의 조사를 받도록 했다. 펨버튼 일병이 구금된 필리핀 군기지내 컨테이너 밖에서 미 해병대원들이 경계를 서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건이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 협력과 관련해 특별히 민감한 시점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미국은 1992년 필리핀에서 마지막 미군기지를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분쟁을 계기로 미군의 필리핀 기지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협정을 체결하고 합동 상륙훈련을 펼치는 등 양국간 군사협력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과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미정서가 확산돼 양국의 군사 공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영률 기자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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