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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또럼 베트남 국가주석(오른쪽)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으로 선출된 뒤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3일 또럼 베트남 국가주석(오른쪽)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으로 선출된 뒤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반부패 수사’를 주도해온 또럼(67) 베트남 국가주석이 권력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 자리에 올랐다.

베트남 공산당은 3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별세한 응우옌푸쫑 서기장의 후임으로 럼 주석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2016년부터 공안부 장관으로 재직해온 그는 지난 5월 하순 권력 서열 2위인 주석직을 차지한 데 이어 불과 두달여 만에 서기장에 올랐다. 그는 서기장 선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반부패에 속도를 계속 내겠다. (단속 대상이) 누구인지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싸움을 통해 국제적 친구들 그리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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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공산당 서기장 취임이 베트남의 전통적 집단지도체제에 금이 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남아 전문가인 재커리 아부자 미국 국방대 교수는 럼 서기장이 반부패 수사를 무기 삼아 “정치국 내 서기장이 될 자격이 있는 경쟁자들을 체계적으로 쓰러뜨렸다”고 통신에 말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 등 권력 서열 1∼4위가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해왔는데, 공안부의 힘을 바탕으로 1인자가 된 럼 서기장이 권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집단지도체제가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흔들려 최근에는 시 주석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현상과 유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