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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미국·중남미

김정은 ‘초대장’에 곧장 OK한 트럼프의 계산은?

등록 :2018-03-09 16:44수정 :2018-03-09 20:21

‘비핵화 의지’ 등 대화 조건 충족 판단
결정권자 1인과 대화하겠다는 승부사 기질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북핵 해결이 득점 기회라는 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자는 ‘초대장’을 보낸 것도 예상을 뛰어넘는 한 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이를 전격 수용한 것이 더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계자도 이날 익명 전화 브리핑에서 목소리가 다소 들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에게 ‘빨리 만나고 싶다’며 깜짝 만남을 제안했고.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정 실장한테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면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위원장이 말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 곧바로 “그렇게 하자”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우선, 북핵 해결이라는 기술적 관점으로만 보면 ‘파격에 파격’으로 응수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배경에는 자신이 설정한 북-미 대화의 요건이 충족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최대의 압박을 강조하면서도 ‘적절한 조건이 된다면’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문을 열어놓았다. 김 위원장이 대북 특별사절단을 통해 비핵화 의지와 함께 핵·미사일 실험 자제 의사를 밝히면서 ‘적절한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는데,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히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설득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과 의지에 깊은 불신을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대북 특사단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플러스 알파’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했을 수도 있다.

‘비핵화’가 전제되는 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 자제도 미국 쪽으로서는 손해볼 게 없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까지 몇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며 긴급성을 강조해왔다. 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일시유예)은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묶어두거나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실무회담을 거치지 않고 정상회담 형식을 곧바로 수용한 것에는 김 위원장과 직접 ‘담판’을 벌이겠다는 승부사적 기질과 협상에 대한 자신감, 비즈니스 거래로 다져진 기회 포착 감각이 두루 작용했을 수 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대한 자신의 명성을 만들어왔다”며 “과거의 지루한 고투를 반복하는 대신, 실제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한 사람(김 위원장)의 초대를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유난히 ‘역사적인 것’을 좋아하면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기질까지 작동했을 수 있다. 노벨평화상을 염두에 두고 ‘역사적인’ 북-미 회담을 그려봤을 수도 있다.

미국 내 정치 일정 측면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점수를 따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하원 선거는 대통령 지지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아래를 밑돌아 하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높아진 상태다. 측근들은 잇따라 백악관을 탈출하고, ‘러시아 스캔들’ 수사망이 참모들과 가족에까지 좁혀오고 있다. 그의 입장에서는 난마처럼 얽힌 중동 문제보다는 북핵 문제로 승부를 걸 수 있다면 이런 국내 이슈들을 덮고 득점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 외교적 성과가 도움이 되는지, 최악의 갈등으로 가는 게 도움이 될지 계산을 해봤을 것”이라며 “북한의 제안을 거부하기엔 명분도 없고 거부했다면 미국이 되레 고립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실장 등과 만난 뒤 이례적으로 백악관 기자실에 들러 “한국이 북한과 관련해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며 직접 분위기를 띄웠다. 한 기자가 ‘북한과 관련한 얘기냐’고 묻자 “그 이상이다. 믿어도 좋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노지원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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