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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팔래치 고등학교 부근에 경찰관이 배치돼 있다. 윈더/EPA 연합뉴스
4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팔래치 고등학교 부근에 경찰관이 배치돼 있다. 윈더/EPA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고등학교에서 14살 학생이 총을 난사해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4일 오전 9시30분께 조지아주 주도 애틀랜타에서 80㎞ 떨어진 소도시 와인더에 있는 애팔래치 고등학교에서 총격이 발생해 13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사망자들 중 둘은 14살 학생, 다른 둘은 각각 30대와 50대 수학 교사다. 경찰은 현장에서 투항한 이 학교 학생 콜트 그레이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학생들은 총소리가 들리자 교실 문을 걸어잠갔으며, 밖에서 총격을 가하는 소리와 비명이 들렸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경찰은 살상력이 큰 돌격소총 AR-15를 기반으로 만든 총이 범행에 쓰였다고 밝혔다. 시엔엔(CNN)은 학교 5곳에서 총격을 가할 것이고 애팔래치 고등학교가 첫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화가 아침에 이 학교에 걸려 왔다고 현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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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총격범을 조사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연방수사국은 당시 학교 내 총기 사용을 위협하는 온라인 글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 그레이와 그 아버지를 조사했으나 글을 올린 사실을 부인하는 등 증거가 불충분해 풀어줬다고 밝혔다.

새 학기 들어 미국 학교에서 처음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대선을 앞두고 총기 규제 문제가 다시 환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어 “수십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의회의 공화당은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하고 민주당과 함께 상식적인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공화당을 겨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미국 부모들은 매일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 말지를 걱정하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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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이 7월에 유세 중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소중한 아이들이 병들고 미친 괴물에 의해 너무 빨리 우리한테서 떠나갔다”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 쪽은 총기 폭력에 대해 제도적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 강화를 주장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쪽은 총격범 개인의 정신적 문제가 크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 총기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만1천여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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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