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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표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표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때 한국에 대해 “왜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지켜줘야 하냐”는 말을 하고는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는 27일 발간한 ‘우리 자신과의 전쟁: 나의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복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에 불만을 터뜨리며 이런 말을 하고는 했다고 밝혔다. 맥매스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했고,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협정 파기 선언을 끈질기게 권유하며 발표 문안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신을 비롯한 다른 측근들은 파기는 지나치다고 판단해 이를 만류했다고 썼다.

책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에 관해 한국 등에 대해 어떤 인식을 표출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맥매스터는 취임 첫해인 2017년 방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캠프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헬리콥터로 서울로 이동할 때 동승한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기지 건설비 108억달러(약 14조원) 중 98억달러를 한국이 부담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한국이 100%를 부담하지 않았냐’고 물었다며, 브룩스 사령관은 당혹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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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는 또 취임 초부터 북핵·미사일 문제에 골치를 앓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리는 한국에서 빠져나오고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다루게 하면 어떻냐”는 질문도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그들이 우리와 우리 동맹을 위협하면 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기조 속에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맥매스터는 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해결을 놓고 중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었다고 했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은 세계에 대한 위협이며 ‘최대의 압박’이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은 2초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시 주석에게 말했지만 중국은 이후 시간을 끌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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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는 자신을 비롯한 인사들은 북한 선박 나포 등 군사적 해법도 고려했으나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고 썼다. 한번은 두 사람이 포함된 컨퍼런스콜 도중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자리를 떴는데 자신의 부하들이 계속 참여하는 사실을 모른 듯 틸러슨이 대북 강경책을 주도하는 자신을 비판했다고 했다. 이에 매티스는 “불안정한 녀석”이라고 맞장구를 쳤다고 했다. 맥매스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북 대응책 논의 중 “열병식 때 북한군을 다 제거하자”고 말했는데 이는 참석자들을 웃기려는 뜻이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