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팁에 부과되는 세금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에 뛰어든 뒤 아직까지 뚜렷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는데,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세금 감면 정책을 시작으로 경제 공약 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같은 공약을 제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피캣(모방꾼) 카멀라”라며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네바다주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서비스 및 접객업 종사자들의 팁에 대한 세금을 없애기 위해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네바다주는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 중 한 곳이다. 네바다 노동혁신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지역 전체 노동자의 4분의 1이 레저 및 접객업에 종사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주에서 접객업 종사자 약 6만명을 대표하는 요식업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해당 공약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6월초 라스베이거스 집회에서 이 아이디어를 언급했고, 이후 공화당은 이를 새 강령에 포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비난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해리스는) 전혀 상상력이 없다. ‘팁 비과세’ 공약을 따라 한 것으로 보아 ‘카피캣(COPYCAT·모방꾼)’이다”라고 했다. 트럼프 쪽은 해리스를 ‘ 카피캣 카멀라’라는 새로운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이 제안이 실현되면 2018년 국세청 데이터에 근거해 총 383억달러(약 52조5361억원)의 팁 소득을 신고한 600만명 이상의 접객업 노동자들의 세금이 줄어들 수 있다. 팁을 받는 노동자 1인당 평균 약 6250달러(약 857만원)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경제 정책은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낫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에서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이런 평가에 크게 기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에게 “비용을 줄이고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경제공약을 이번 주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리스의 면세 제안은 트럼프식 포퓰리즘 정책의 매력을 둔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