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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창설 75돌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창설 75돌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첫날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방공미사일 체계 수십 개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미국·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루마니아 정상들은 9일 공동성명을 내어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우크라나를 방어하기 위해 공동으로 패트리엇 포대와 부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SAMP-T 방공미사일 체계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패트리엇 포대 최소 4개가 우크라이나에 추가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캐나다·노르웨이·스페인·영국은 이런 전략 방공미사일 체계 외에 나삼스 등 전술 방공미사일 체계 수십 개를 몇달 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은 제3국들에 대한 패트리엇 미사일 판매 일정을 조정해 우크라이나에 이를 우선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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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의 앤드루 멜런 대강당에서 한 나토 창설 75돌 기념 연설에서도 이런 계획을 밝히면서 “(블라디미르)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완전 정복만을 원한다”며 “우크라이나는 푸틴을 멈춰 세울 수 있고 멈춰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명히 말하건대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러시아군 사상자가 35만명에 이르고 많은 젊은이들이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49년 나토 창설 조약 서명식이 이뤄진 장소에서 한 이번 연설에서 동맹국들을 경시하는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눈 듯 “양당(민주·공화당)의 다수는 나토가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해준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민주 국가들이 안전하지 못하면 우리는 안전할 수 없다”는 공화당 소속 전직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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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무기력하고, 말을 더듬으며, 문장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으로 사퇴론을 스스로 촉발한 그는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힘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몇몇 유럽 국가 외교관 등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키스 켈로그 예비역 중장을 만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 초대된 아시아·태평양의 비나토 회원국들인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와 함께 우크라이나, 인공지능(AI), 가짜 정보, 사이버 안보 4개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나토 방위산업포럼에서 한 연설에서 “공통의 세계적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매우 능력 있는 민주 국가들의 고유한 힘을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는 한국 등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 끌어들이면서 나토와의 결속도 강화시키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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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을 이유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거론한 것에 대한 질문에 “우크라이나의 자기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든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