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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미국·중남미

미, ‘펠로시 후폭풍’ 노심초사…중국 무력시위 맞대응 자제

등록 :2022-08-04 12:59수정 :2022-08-04 14:55

중국군 훈련에 “무책임” 비난하면서도
“미끼 물지 않겠다”며 맞대응은 자제
“백악관, 펠로시 만류 직접 설득 실패”
“7월 초 블링컨이 왕이에게 계획 알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타이베이 공항에서 대만을 떠나기 전 배웅 나온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3일 타이베이 공항에서 대만을 떠나기 전 배웅 나온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 반발하며 대만을 에워싸고 군사훈련에 돌입하기로 하자 미국도 긴장 속에 상황 관리에 골몰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진으로 격리 상태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아침(현지시각) 국가안보팀과 전화 회의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지원, 푸틴의 전쟁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 등을 논의했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이 회의에서는 중국군의 대만 주변 무력시위 동향과 대응책이 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엔피아르>(NPR) 인터뷰에서 중국군 훈련에 대해 “미사일 발사나 실탄 사격 훈련, 전투기 기동과 군함의 항해 등 군사활동은 언제나 사고의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하는 행동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는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른 주요 7개국(G7) 구성원들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도 했다. 주요 7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불필요한 긴장 고조의 위험이 있는 실탄 사격 훈련과 경제적 강압 등 중국의 위협적 행동”이 “긴장을 높이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중국의 무력시위를 견제하는 한편 긴장 고조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2일 밤늦게 중국 외교부에 초치된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미국은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을 것이고,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중국과 공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맞대응 무력시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도 상황 관리 차원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미끼를 물거나 무력시위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자제를 요구했다. 미국은 1996년 3차 대만해협 위기 때는 항공모함 전단 2개를 투입하고, 이 중 하나는 대만해협을 통과시키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미국은 현재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 전단과 강습상륙함 등을 필리핀해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펠로시 의장의 계획을 중국 정부에 알려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한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 결정이 임박했다’는 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또 <블룸버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고위급과 국무부 관리가 펠로시 의장을 만나 지정학적 위험을 설명하며 대만 방문 자제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행정부 쪽은 중국 정부와의 소통 수단을 확보하면서 주미 중국대사관과의 회의를 통해 펠로시 의장의 계획을 알리고 중국의 자제를 유도하려고 노력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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