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입사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부터 영화 회화능력을 엄격하게 검증하기로 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경우 소정의 공학교육 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공대 졸업생들을 우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일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의 인증을 받은 공학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에 대해 올 하반기 3급 신입사원 채용부터 면접 때 최대 1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적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상황에서 해당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한 공대 졸업자들은 사실상 삼성전자 취업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과대학이 있는 전국 140여개 대학(4년제)의 2300여개 공학계열 학과 가운데 아직 인증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받지 않은 곳이 120여개 대학 2100여 학과에 이른다. 이 때문에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4대그룹의 한 인사담당자는 “대부분 학교가 인증 계획이 없거나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 도입을 너무 서두를 경우 순기능보다 역차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공학교육인증제도가 도입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해 해당 학교와 전공과정이 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최근에 인증을 받아 인증프로그램 이수가 불가능한 경우, 인증 프로그램에 준하는 전공과목을 이수한 지원자 등에 대해 오는 2010년 2월 졸업생까지 한시적으로 동일한 우대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한 학교나 전공 학생은 △수학·자연과학·전산학 관련 과목 합계 27학점 이상 이수 △해당 전공이론 및 실습 62학점 이상 이수 △앞의 두 가지 사항의 누계 평점이 4.5점 만점에 3.0점 이상이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입사와 동시에 실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와 세계적 수준의 엔지니어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뽑으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에 공학분야의 교육프로그램 기준과 지침을 제시하고 이의 실행 여부를 인증하는 기구다. 지난 1999년 전국공과대학협의회, 한국공학교육학회, 공학한림원 및 산업체 등이 모여 창립한 기관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