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디오스 쿼드
엘지디오스 쿼드

본격적인 김장철에 앞서 김치냉장고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김치냉장고의 원조 격인 위니아만도가 지난주 딤채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엘지전자와 삼성전자가 이번주 잇따라 신제품으로 맞불을 놓았다.

경쟁의 불씨를 처음 당긴 건 위니아 만도다. 위니아만도는 최근 더 나은 김치맛을 강조하는 새 제품을 내세워 명예회복에 나섰다. 1995년 국내 최초로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던 위니아만도는 그 뒤 10여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다가, 2008년부터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2011년형 ‘딤채’는 맞춤 숙성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그간 김치냉장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김치맛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새 제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김치맛을 더 좋게 하는 숙성기능까지 갖췄다. ‘인텔리전트 플러스 발효과학’이라고 이름 붙은 이 기능은 인공지능센서로 배추김치, 물김치, 무김치 등 김치 종류별 특성을 감지해 최적화된 온도와 수분을 조절해준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김치 성분인 뇌 활성 아미노산인 ‘지에이비에이(GABA) 아미노산’의 생성을 촉진해 맛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반격도 만만찮다. 삼성전자가 26일 공개한 2011년형 ‘지펠’ 김치냉장고는 칸별로 냉각기를 둬 김치가 가장 맛있게 보관되는 온도인 영하 1.2℃를 상시 유지해주고, 냉기를 오랫동안 머금을 수 있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용한 ‘쿨링 홈바’가 특징이다. 특히 김치 보관 기간 동안 온도를 조절해 김장김치와 계절김치를 구분 보관하는 ‘맛 관리 프로그램’과 김치 외에도 곡류와 육류, 어류, 야채 등 음식별로 최적 상태를 유지해주는 스마트 에코 시스템도 삼성전자는 강점으로 내세운다. 박제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무는 “정성 들여 담근 김치를 오랫동안 아삭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맛’을 지키는 데 주력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1위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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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업계 최초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내놓았던 엘지전자는 이번엔 업계 최초로 4도어 타입 ‘디오스’ 김치냉장고를 다음주 중 내놓을 예정이다. 윗부분은 양문형 일반 냉장고와 같은 방식인 양문형 도어로, 아랫부분은 2개의 서랍 구조 형태로 구성돼 있다. 냉동과 냉장, 김치 보관 용도 등에 따라 공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배분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특히 윗부분 오른쪽 도어 칸에는 김치가 아닌 음료나 한약, 양념 등 자주 꺼내 쓰는 식품들을 보관 전용 공간으로 할애했다. 이기영 엘지전자 마케팅팀장은 “앞으로도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으로 김치냉장고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오랜만에 치열한 한판 승부가 벌어지는 것은 때마침 교체주기가 찾아와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2003년 170만대가 팔리며 고점을 찍었던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그 뒤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1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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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