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속도를 낸다. 스마트팩토리는 설계, 개발, 제조 등의 과정에 인공지능(AI)·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 등을 높이는 지능형 공장이다. 기존 고객사인 이차전지·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뿐만 아니라, 반도체·제약·바이오·식음료 공장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 엘지전자의 구상이다.
엘지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2030년까지 조 단위 이상 매출액(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매출 제외)을 올릴 수 있는 사업으로 육성해나가겠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업이 관련 사업을 시작한 것은 올해 초다. 자사 생산기술원에 스마트팩토리사업 부문을 신설하면서다. 올 상반기 엘지전자가 수주한 스마트팩토리사업 규모는 2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팩토리는 공정 사이 미세한 오차까지도 줄여나가는 것에 초점을 둔다. 예컨대 경남 창원에 있는 엘지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에서는 13초마다 냉장고 한 대가 생산되는데, 생산라인 작업이 하루 10분만 지연되더라도 냉장고 50대 분량의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된다. 냉장고 대당 가격을 200만원으로 가정하면 생산라인이 10분 멈춰 서면 1억원에 이르는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 생산·제조 영역의 효율이 곧 사업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스마트팩토리는 조립, 포장, 검사 등 공정 사이 지연을 줄여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엘지전자 설명이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자율주행이동 로봇이 노동자의 단순반복 작업이나 자재를 나르는 일 등을 대신한다. 이 로봇은 배터리가 부족한 로봇을 찾아가 배터리를 교체하기도 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 기능이 접목되면서 진동, 소음 등 이상 신호를 감지해 원인과 조처 방법을 제시한다. 안전모를 쓰지 않았거나 작업 조끼를 제대로 입지 않은 작업자를 구별해 경고하기도 한다.
엘지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주요 고객사는 이차전지 제조업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 등이다. 앞으로 반도체, 제약·바이오, 식음료 공장 등 산업군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이 엘지전자 계획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지난 66년 동안 공장 설계·구축·운영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며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팩토리 관련 특허는 1천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시장전망도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는 전 세계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원)에서 2030년 2685억 달러(약 370조원)로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