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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재계

공정위, ‘수장’도 없이 ‘맹탕’ 첫 업무보고?…브리핑도 격 낮춰

등록 :2022-08-16 17:22수정 :2022-08-16 18:50

문 정부 조성욱 위원장 대신 부위원장이 업무보고
부처수장 대신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
법 집행 효율화 강조했지만 ‘비전 안 보인다’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 위원장도 정하지 않은 상태로 16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았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는 조성욱 위원장 대신 윤수현 부위원장이 업무보고를 했다. 업무보고 뒤 브리핑도 통상 해당 부처 수장이 하던 것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으로 갈음했다.

이날 대통령실과 공정위에 따르면, 윤 부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집행 혁신과 자유로운 시장 경쟁 촉진, 시장 반칙행위 근절, 중소기업 공정거래 기반 강화, 소비자 상식에 맞는 거래질서 확립 등 5대 과제 추진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부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정착을 위해서는 시장과 정부 사이에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공정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법 집행 방식과 기준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의 혁신 노력에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도록 공정한 거래기반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법 집행에 있어 법 적용 기준과 조사, 심판 등 집행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은 전했다.

공정위는 이날 보고에서 조사·사건 처리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 집행의 효율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사건을 처리할 때 처벌보다 빠른 피해 구제에 초점을 두고, 자율준수프로그램(CP) 제도와 분쟁조정 등 민간의 자율적인 분쟁 해결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독과점 사업자가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와 담합 등 시장 반칙행위는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맹탕’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첫 업무보고가 사실상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졌고,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 출범 첫 업무보고에서는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해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의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문재인 정부에선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재벌개혁을 통해 편법 경영 등 재벌의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겠다” 등의 큰 그림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이날 업무보고는 규제 완화에 발 맞춰 공정위의 칼날이 무뎌질 것만을 시사했다.

더욱이 플랫폼 독점기업에 대한 규제 역시 문재인 정부 시절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민간 중심 자율기구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정위는 지난 정부에서 온플법 제정에 적극적이었지만, 이번 정부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공정위가 경제부처의 한 축으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적극적 역할은 사라지고 기업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지원부서로 전락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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