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화되는 네이버 웹툰, 웹소설 작품들. 네이버웹툰 제공
영상화되는 네이버 웹툰, 웹소설 작품들. 네이버웹툰 제공

하루가 멀다고 웹툰 관련 뉴스가 쏟아집니다. 인기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 다시 화제에 오르는 경우는 더 이상 새롭지 않죠. 웹툰과 여기에 기반을 둔 콘텐츠는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폭풍성장’ 중인 웹툰은 양대 포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서 출발했습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웹툰 원조’ 두 회사 간 신경전도 치열합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인 웹툰 시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같으면서도 다른’ 두 회사의 전략을 들여다봤습니다.

영화화된 웹툰 승리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화된 웹툰 승리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좋은 작품을 찾아라”

지난 5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 검토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카카오 쪽은 “시기나 인수가액 등을 더 논의해야 한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 안에 결론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카카오가 지난해 7월 래디쉬에 투자(322억원)한 바 있는 터라, 이번 인수 검토 소식은 최근 네이버의 움직임과 관련짓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네이버가 지난 1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데 대해 카카오가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죠.

여기에서 두 회사의 웹툰 전략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될성부른 ‘지식재산권’(IP) 확보죠. 웹소설은 웹툰, 나아가 큰돈을 벌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의 원재료가 되기 유리한 콘텐츠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뿐만 아니라 콘텐츠 사업을 꿈꾸는 어느 업체라도 캐릭터나 서사 등 시장 반응이 검증된 웹소설 확보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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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는 생태계 구축, 카카오는 수익성에 방점

‘웹소설→웹툰→드라마’ 구조를 지향하는 건 두 회사 모두 같지만 세부 전략에선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네이버는 웹툰 생태계 구축에, 카카오는 당장 수익 창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두 회사가 내세우는 지표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도 드러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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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월간 이용자 수(MAU)를 부쩍 강조합니다.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 MAU는 7200만명에 이릅니다. 단연 글로벌 1위죠. 2014년 북미를 시작으로 남미, 유럽, 아시아 등 지역에 폭넓게 진출한 덕택입니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사랑받은 작품을 현지 언어로 번역해 보여주며 시장의 입지를 다지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현지 작가 발굴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죠. 유안타증권의 이창영 연구원과 박성호 연구원은 함께 쓴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아마추어 창작공간 캔버스(Canvas)의 구축 등 당장의 수익보단 글로벌 웹툰 생태계 조성에 더 주력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카카오는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이 큽니다. ‘똘똘한 웹툰’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서입니다. 카카오는 그동안 대원미디어, 학산문화사, 디앤씨미디어 등 국내 대표 만화 기업들에 투자를 활발히 해와서죠. 실제 북미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에 공급된 카카오 작품 50여개는 작품 수 기준으론 0.1%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50%에 이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쪽은 “카카오가 확보한 아이피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지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며 “현지 정서에 맞게 완성도 높은 각색을 위해 번역 인력도 확충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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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략 차이는 어디서 비롯됐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두 회사의 웹툰 사업 출발 시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2002년, 네이버는 2005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죠.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네이버(2014년)가 카카오(2016년)보다 2년 더 빨리 진출했습니다. 선발업체로서 카카오는 똘똘한 웹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고,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 선두 진출업체로서 더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게 된 것입니다.

네이버가 지난달 상표권을 출원한 네이버웹툰 로고
네이버가 지난달 상표권을 출원한 네이버웹툰 로고
■ ‘웹툰’ 이름 놓고 신경전

최근 불거진 웹툰 원조 논쟁은 해당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는 방증입니다. 네이버가 선공을 했습니다. 지난달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했죠. 사실 네이버는 2010년부터 웹툰의 상표권 등록을 시도했습니다. 2018년 한 차례 거절됐다가 이번에 출원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일본, 타이완, 인도네시아 등 4개 국가엔 이미 웹툰 상표권을 이미 등록했다고 합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로고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한 것”이라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말합니다.

일격을 맞은 카카오는 속앓이 중입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이유도 난감한 속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웹툰이라는 단어가 보통명사인지 고유명사인지부터 애매하다”고 말합니다.

웹툰이란 표현의 ‘원조’ 논란은 해묵은 이슈이긴 합니다. 업계에선 오늘날과 같은 웹툰 형식은 카카오가, 웹툰이란 단어는 네이버가 먼저 만들었다고 봅니다. 실제 카카오의 온라인 만화 서비스는 2002년으로 거슬러 갑니다. 오늘날과 같은 웹툰 형식은 강풀 작가가 포털 다음에 만화를 연재하던 게 시작이죠. 웹툰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네이버가 2005년 네이버웹툰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당시 카카오는 웹툰이란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매년 커지는 웹툰 시장...PV는 네이버, 매출은 카카오가 1위

웹툰 산업 규모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펴낸 ‘2020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를 보면 2017년 3799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웹툰 시장은 2018년 4663억원, 2019년 6401억원으로, 매년 20~30%의 성장률을 보입니다. 콘진원은 “콘텐츠업 중에서 웹툰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플랫폼별 페이지뷰 추정치와 매출액 1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차지했습니다. 페이지뷰를 먼저 보면, 2019년 네이버웹툰의 페이지뷰 추정치는 전체의 65.1%(215억뷰)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카카오 계열은 총 19.5%였습니다. 카카오페이지가 15.6%(51억뷰)로 2위, 다음웹툰은 3.9%(12억뷰)로 4위였죠. 그 사이에는 레진엔터테인먼트가 4.6%(15억뷰) 점유율로 3위에 올라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출액은 카카오 계열이 더 컸습니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의 웹툰부문 매출액은 2019년 1028억원으로 네이버웹툰(644억)보다 400억원가량 많았죠. 성장하는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성과를 내는 두 회사는 “글로벌 엠제트(MZ)세대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콘텐츠 사업 쪽에 더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합니다.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