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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애플 매장. 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애플 매장. 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횡포를 막기 위해 도입한 디지털시장법(DMA) 첫 위반 기업으로 애플을 지목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애플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유럽 경쟁 당국의 규제가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애플에 디지털시장법 위반 예비 판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디지털시장법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하는 개발자들은 추가 비용 없이 고객에게 더 저렴한 대체 구매 방법을 알리고, 이를 통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애플 앱스토어는 앱 개발자가 고객을 자유롭게 (대체 수단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애플 생태계’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가 판매하는 아이폰 등 기기에 독자 운영 체제를 적용하는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애플은 전세계 앱 개발자들이 이용자에게 게임, 디지털 콘텐츠 등 유료 상품을 판매할 때 그 결제 수단으로 반드시 애플의 인앱 결제(애플 자체 결제 방식)를 사용하도록 강제해왔는데 지난 2022년에는 한국, 유럽 등에서 수수료를 25%나 올려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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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대법원은 다른 결제 수단 사용을 막고 수수료를 떼가는 인앱 결제 방식이 대표적인 ‘갑질’로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애플과 구글의 인앱 결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동안 애플은 디지털시장법 처벌을 피하기 위해 지난 1월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7%로 낮추고, 개발자가 기존 인앱 결제 외 대체 결제를 도입하도록 허용한 바 있다. 또한 제3자 앱 장터에 문을 여는 조처도 내놨다. 하지만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인앱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며 여전히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법 위반이 확정되면, 집행위는 전세계 애플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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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디지털시장법의 첫 위반 사례가 나오면서 빅테크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디지털시장법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메타, 아마존, 바이트댄스 등을 지배적인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유럽연합이 앞으로 빅테크 단속을 더욱 강화하리란 신호”라고 전했다. 앞서 ‘애플 인텔리전스(AI)’ 전략을 발표한 애플은 디지털시장법을 이유로 들며 유럽 국가에 출시하는 아이폰에는 인공지능 기능 도입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집행위는 이번 조사와 별개로 애플에 대한 추가 조사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은 사용자가 앱을 내려받을 때마다 0.5유로(약 744원)씩 개발자에게 부과되는 ‘핵심 기술 수수료’ 등 새 정책들이다. 이날 애플은 “지난 몇 달 동안 애플은 디지털시장법을 준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변경 사항을 적용했다”며 “법을 준수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