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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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소상공인이 ‘정보 사각지대’에 놓이며 재난지원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오픈넷과 포용사회연구소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집행과정에서 나타난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와 해결방안’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12~27일 서울시내 25개 구, 57개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60세 이상 고령층 소상공인 3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인터넷 이용에 익숙하지 않아 재난지원금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조사를 총괄한 유종성 가천대학교 초빙교수 겸 포용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장은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계층인 소상공인 집중 지원을 위해 정부가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버팀목자금 플러스 등을 지급하고, 서울시가 위기극복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널리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신청은커녕 선정 기준과 절차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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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학력 수준이 낮고 연령이 높을수록 재난지원금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졸 이상과 고졸 응답자 가운데 각각 56%와 40%가 재난지원금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에 인터넷을 활용했다고 답한 반면, 중졸과 초졸 이하 응답자는 각각 19%와 8%만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습득했다고 답했다. 연령별 차이도 상당했다. 60~65살 응답자는 39%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은 반면, 71살 이상은 7%만이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다.

노령층 소상공인의 대부분은 재난지원금을 직접 신청하지 못하고 자녀나 지인(52%), 또는 관공서나 상인회 등(12%)의 도움을 받아 신청했다고 답했다. 인터넷을 이용해 신청하지 않고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 신청했다는 응답자도 21%에 달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직접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경우는 1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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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성 교수는 “먼저 온라인 신청을 하게 한 뒤 주민센터나 구청을 방문해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나중에 주어지며, 디지털 문해력이 취약한 고령층이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전통시장 내 영세 사업장의 경우에는 종업원조차 없이 부부끼리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이런 경우 도움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노령층 소상공인이 밀집한 전통시장 등에 ‘인터넷 도우미’를 파견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지난해 서울 양천구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청년들을 ‘청년 디지털 서포터즈’로 고용해 관내 소상공인 업체의 디지털 전환을 돕도록 하는 사업을 벌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이를 중앙정부나 다른 지자체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