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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I 장려정책에 ‘영향평가’ 건너뛰어…개인정보 보호 ‘뒷전’

등록 :2021-11-16 04:59수정 :2021-11-16 07:18

얼굴인식 사업 논란, 왜?
지방자치단체의 CCTV 관제센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한겨레> 자료사진.
지방자치단체의 CCTV 관제센터.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한겨레> 자료사진.

지방정부가 방범용 CCTV 영상 정보로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앞다퉈 나선 건 오래된 일은 아니다. 지난 2020년 현 정부가 ‘한국판 뉴딜’ 이란 에드벌룬을 띄운 이후 시작되거나 본격화됐다. 한국판 뉴딜은 집권 초 내세운 ‘소득주도성장’과 이후 ‘포용적 성장’이 실효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내놓은 국면 전환용 아젠다 성격이 짙었다. 이런 흐름 속에 개인정보 오남용과 같은 엄밀한 점검은 뒷전으로 밀리고 민간 사업자들은 공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름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구한 정부 핵심 관계자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정 중심 과제로 한국판 뉴딜이 뜬 이후 예산이 없어 사업을 못하는 상황은 사라졌다. 외려 배정된 예산에 맞춰 검증이 안 된 사안들이 국비 사업으로 마구 끼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한국형 뉴딜 사업과 무관한 사업들도 ‘뉴딜’이란 딱지만 붙이면 예산을 쉽게 따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덧붙였다.

한국판 뉴딜은 지난 2020년 7월께 구체적 윤곽을 드러냈다. 친환경·저탄소 전환을 목표로 한 ‘그린 뉴딜’과 인공지능 등 비대면 경제 활성화를 내건 ‘디지털 뉴딜’이 뒤섞인 정책 방향이다. 이 사업에 배정된 총사업비는 국비만 114조원(총사업비 160조원, 2019~2025 누적)이다. 이 중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민간 사업이나 정부 고도화 사업에 배정키로 한 국비(세금 등)는 20조원 내외다.

예산이 넉넉히 할당된 터라 각 정부 부처는 물론 지자체도 앞다퉈 사업을 발굴했다. 인공지능 역학조사 솔루션을 사업화하려는 부천시는 물론 국방부도 군 의료기관에 축적된 의료 정보를 활용혀려는 사업을 내놨다.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군 의료기관에 축적된 군 장병들의 엑스레이·CT 사진 등을 활용한 ‘AI 의료영상 판독 솔루션’을 지난해 7월부터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과기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올해 초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구축 사업 보고서에서 “(정부는) 군 의료, 에너지 등 대규모 공공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AI를 적용한 혁신이 가능한 분야를 선정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정 과제로 추진된 터라 그 집행 과정에서 개인정보 오남용 점검 등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단적으로 엑스레이 정보나 CCTV 영상 정보가 당사자들 동의없이 활용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한 전문기관의 ‘개인정보 영향평가’(Privacy Impact Assetment, PIA)도 건너 뛰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공공기관이 5만명 이상의 안면 등 민감정보나 1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를 구축하려면 관련 법 준수와 사생활 침해 여부 등을 살피는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영향평가를 받지 않은 기관에 개인정보위가 시정명령 등을 내릴 수는 있지만, 과태료·과징금 등으로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이란 국정 목표 속에 개인정보 보호는 멀찍이 뒤로 밀려나 있었다는 얘기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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