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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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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최근 엎치락뒤치락해온 세 기업 중에서 엔비디아가 선두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로써 ‘인공지능(AI) 3파전’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에서 주도권을 쥔 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 아웃소싱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애플 중 어느 곳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 반도체설계기업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5% 오른 135.5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3350억달러(약 4600조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일 ‘반짝 2위’를 했다가 3위로 내려앉은 뒤 단숨에 선두로 발돋움한 것이다.

시장은 인공지능 3파전이 본격화했다고 본다. 이달 들어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모두 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최소 한번씩 시총 1위를 했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수개월 동안 1위를 유지했으며, 애플도 최근 인공지능 전략을 발표한 뒤 1위를 기록했다. 세 기업 간의 시총 격차가 미미한 수준인 만큼 순위 변동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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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이날 엔비디아의 손을 들어준 데에는 독점력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인공지능에 관심 있는 기업이라면 갖춰야 할 필수 제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업계에서 “대체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엔비디아 칩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2~4월) 영업이익이 1년 전의 8배가량으로 불어나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64.9%를 기록한 배경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성장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단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발전 과정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챗지피티’를 개발한 오픈에이아이(OpenAI)와는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오피스 제품에 거대언어모델을 적용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인공지능에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를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의 자본적 지출(capex)은 올해만 500억달러(약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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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최소화를 택한 애플의 아웃소싱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관심사다. 애플은 음성 비서 ‘시리’(Siri)에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를 결합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스스로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는 대신 다른 회사의 기술을 빌려온 셈이다. 아직 수익모델이 불분명한 인공지능에 매년 수십조원씩 쏟아붓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는 거대언어모델 이후 단계에서 인공지능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본격 뛰어들겠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기술 격차가 따라잡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거론된다.

시장은 ‘엔비디아 아성’이 언제쯤 이들 기업에 틈을 내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직 인공지능으로 큰돈을 벌지 못하는 테크 기업들이 언제까지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를 떠받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엔비디아를 향한 미국 에이엠디(AMD) 등의 맹추격도 변수다. 지난달 엔비디아는 실적 설명회에서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는 내년까지도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