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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증권

‘플랫폼’ 네이버 vs ‘플레이어’ 카카오…빅테크 금융대전

등록 :2021-06-16 17:59수정 :2021-06-17 16:48

카카오, 은행·보험 뛰어들어 시장 흔들어
네이버, 플랫폼기업 정체성 지키며 금융 확장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처음으로 카카오가 네이버 시총을 앞질렀다가 16일에는 네이버가 다시 시총 3위에 올랐다. 카카오가 빠르게 덩치를 키우는 배경에는 금융 자회사들의 몸집 불리기 영향이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빅테크 기업의 금융 진출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네이버는 기존 금융사들과 제휴하거나 혁신금융으로 지정받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넓혀가지만, 카카오는 영업 허가를 받아 직접 뛰어들어 시장을 흔드는 전략을 쓴다.

금융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높이는 쪽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금융 자회사로 카카오페이(송금·결제 등)와 카카오뱅크(은행)를 뒀다. 카카오페이의 자회사로 카카오페이증권, 지난 9일 보험업 예비허가를 받은 카카오손해보험이 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자본 확충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플랫폼을 통해 기존의 금융서비스를 중개·제공하는 역할로는 금융혁신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동전 모으기, 소액펀드처럼 투자 경험이 적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소액투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손해보험도 생활밀착형 보험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으로 금융위원회의 예비허가를 받았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기존의 상품을 사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으로는 상품 간 혁신을 일으킬 수 없다”며 “우리가 라이선스를 받아 뛰어들어 기존 금융사가 소홀히 다룬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플레이어’로서 활동 무대를 넓히는 반면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한다. 기존 규제 영역에 들어오지 않고 정부의 혁신금융으로 지정받아 사업을 펼치는 방식이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규제 유예)에 선정돼,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하면 미래에셋캐피탈이 대출을 내어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12월 신용대출 출시 이후 간이사업자 등 기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평균 5.7%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네이버는 “금융소외계층인 온라인 소상공인을 포용하는 노력으로 판매자들이 성장하고 구매자 혜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검색엔진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자사 플랫폼 안에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는 기술이 강하다. 카카오처럼 여러 계열사를 두지 않는 것은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데이터를 한곳에 집적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은행 등 사업에 직접 뛰어들지 않고 기존 금융사와 제휴하는 방식을 쓰는 것은 ‘금융기업’보다는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서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네이버는 설명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사람 간 연결에 강점을 갖고 있다. 신사업에 빠르게 진출하면서 각 사업간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메신저 대화 참가자는 언제든지 소비자와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런 연결과 융합에 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고, 최근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잠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주가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평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도 “네이버는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분야에서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카카오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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