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600선 아래로 떨어진 5일 서울 명동의 한 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닥이 600선 아래로 떨어진 5일 서울 명동의 한 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가·원화·금리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이렇다 할 반등 한번 없는 ‘트리플 급락장’이 전개되면서 시장에는 공포가 엄습했다.

5일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뚫자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220원에 육박했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국내 바이오주가 12% 가까이 폭락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렸다.

최근 원화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와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가 맞물리며 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은 달러 강세가 주춤하는 상황인데도 원화가 급락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환율 절하가 미국의 관세전쟁에 대한 중국의 정면 대응으로 해석되면서 미-중이 사실상 환율전쟁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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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연이틀 3천억원이 넘는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2.56%)는 급락했고 코스닥 지수(-7.46%)는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국내 증시 하락폭이 일본 닛케이지수(-1.74%)와 중국 상하이지수(-1.62%)보다 더 큰 것은 바이오주 투매 사태 때문이다.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은 사실을 지난 2일 공시한 신라젠은 연이틀 하한가에도 1100만주가 넘는 팔자 물량이 쌓인 채 거래가 거의 끊겼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도 8.8% 폭락했다.

시장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급락(채권가격 급등)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1년 만기를 제외한 모든 국고채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국고채 3년 금리는 1.172%로 하락했고 10~50년 장기채 금리도 1.25% 안팎으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5%인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는 셈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금리가 급락한 측면이 있지만 장기채 금리는 향후 경제 성장률과 물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등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가 실제로 반도체 등 국내 기업의 생산과 수출 차질을 초래해 성장률 저하와 달러 유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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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과 금리차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출 부진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는 변함이 없는데다 재정건전성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김상훈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이고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시장의 진정 여부는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강행 여부와 위안화 흐름에 달려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방치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50원까지 상승하고 주가도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원화 흐름도 되돌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관세 발표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인하 확률이 다시 높아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달러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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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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