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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증권

정부, 회사채 시장 3조2000억 ‘긴급수혈’

등록 2013-07-08 20:38수정 2013-07-08 22:16

내년말 만기상환 어려운
건설·해운·조선 회사채
산은 등서 인수해 위험분담
신용보증기금, P-CBO 확대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숨통’
구조조정으로 투자 위축될수도
국책금융기관·일반금융기관 등이 3조원가량의 불량 회사채를 처리해주는 내용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정부가 8일 발표했다. 업황 부진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해운·조선이 안고 있는 부도 위험을 금융기법을 통해 정부·정책금융기관·금융기관·일반투자자로 넓게 분산시키는 게 이번 방안의 기본 뼈대다.

■ 방식은? 일단 내년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중 4조원이 처리 대상이다. 대부분 건설·해운·조선 등 업황 부진으로 만기 상환이 어려운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다. 일단 4조원어치 회사채의 20%(8000억원)는 발행 기업이 처리하고, 나머지 80%(3조2000억원)를 산업은행이 인수한다. 산은은 이를 다시 금융투자업계(3200억원)·채권은행(9600억원)에 각각 매각하고 나머지 1조9200억원은 신용보증기금이 운영중이던 프라이머리시비오(P-CBO)에 매각한다. 프라이머리시비오는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뒤 발행되는 일종의 유동화 증권으로, 우량 채권과 불량 채권을 섞어(pooling) 증권의 신용등급을 올려 파는 금융기법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각각 출연을 통해 회사채시장안정화펀드를 조성해 산은 매각 물량을 떠안는다. 신보는 정부 재정(3500억원)과 정책금융공사(3500억원) 지원을 받아 이미 운영중인 프라이머리시비오 발행 규모를 6조4000억원까지 늘려 산은 매각 물량 1조9200억원어치를 소화한다. 이때 신보는 산은에서 사들인 불량 회사채(1조9200억원)에다 우량 회사채(4조4800억원)를 편입해 신용을 보강한 증권으로 만들어 일반투자자에 매각한다. 결과적으로 내년 말까지 만기 도래 예정인 불량 회사채 중 3조2000억원을 정부·정책금융기관·일반금융기관·일반투자자들이 떠안는 게 이번 방안의 뼈대다.

■ 왜 하나? 정부가 회사채 시장에 전격 개입하게 된 것은 두가지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일단 만기 상환이 어려운 건설·해운·조선업체의 줄부도 사태를 예방하자는 목적이다. 이들 업종은 장기 업황 부진으로 극심한 자금난에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방안으로 이들 기업의 숨통을 틔워주는 한편, 올 하반기에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부실기업에서 비롯된 회사채 시장 경색 현상을 누그러뜨리려는 목적도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잇따른 기업 부도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회사채 시장 전체가 얼어붙고 있다. 자칫 정상적인 우량 기업들마저 회사채 발행을 뒤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업종에서 비롯된 부도 우려 바이러스가 전체 시장을 감염시키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들어 월평균 회사채 발행액은 6조1000억원으로 유럽 부채위기가 부각되던 2011년 평균치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 영향은? 이번 방안으로 회사채 시장은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당장 금리 급등세(채권값 하락)를 연일 보여왔던 채권 시장은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채권값의 미래 흐름을 예견해 가격이 정해지는 채권 선물의 경우 3년 만기 국채 선물 금리는 전날보다 7bp 오르는 데 그쳤다.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장기채권 시장에서 달러 자금이 대규모 이탈(채권금리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의 대책 발표 등이 작용하면서 채권금리 약세(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유럽 부채위기라는 대형 악재가 시장을 여전히 짓누르고 있는 만큼 시장 안정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또 건설·조선·해운업종 등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 구조조정이 가시화될 예정이어서 투자심리는 다시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하이일드펀드(고위험 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이나 회사채 펀드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 등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의 발행 애로를 완화해나가고 전반적인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프라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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