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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증권

역대급 53조원 ‘세수 호황’의 3대 미스터리

등록 :2022-05-19 17:47수정 :2022-05-20 02:14

2월 추경때는 추산할 수 없었다?
대기업 상장사들 1월에 잠정실적

8월 중간예납세액도 작년 실적 기준
내년 경기둔화 땐 ‘조삼모사’

대기업 과다 납부 뒤 환급 관행도 변수
추경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추경호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59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의 핵심 재원이 될 올해 역대급 ‘초과 세수’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기획재정부가 새 정부 출범 직후 올해 세금이 무려 50조원 넘게 더 걷힐 거라며 기존 전망을 180도 뒤집은 게 영 수상하다는 거다. 올해 당겨쓴 세금만큼 향후 세수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 대기업 법인세수 알고도 모르쇠?

이런 의혹은 우선 기업 쪽에서 제기된다. 기재부는 올해 전체 초과 세수 53조3천억원의 절반이 넘는 29조1천억원이 법인세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반도체·철강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이익이 대폭 늘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3월 납부한 법인세가 예상보다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재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이런 법인세 호황이 나타나리라고 밝히지 않았다. 연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경 편성 논의를 할 땐 오히려 “돈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기업들은 이런 기재부의 반응을 의아해 한다. 법인세수의 대부분을 부담하는 국내 상장 대기업들은 매년 1월에 지난해 실적 결산을 마치고 과세 당국에 올해 낼 세금이 얼마인지 미리 귀띔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 본사를 둔 한 대기업 재무 담당자는 “매년 1월 말 전년도 잠정 실적을 주주와 외부 투자자 등에게 공시하기 전에, 담당 과세 관청에 지난해 매출·이익 등 경영 실적과 올해 세금을 얼마 정도 낼지 미리 알린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연초 국세청을 통해 올해 법인세 세수 호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과세 당국의 한 관계자도 “연초 기업이 잠정적으로 집계한 실적과 실제 실적 간 오차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쪽은 “실제 법인세 세수 실적은 4월 중에나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실적도 확인하지 않은 연초에 세입 전망을 바꾸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 올해 기업 실적 전망 어두운데…

정부가 추경의 대규모 씀씀이에 맞춰 세수 전망을 ‘장밋빛’으로 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정부가 걷는 법인세엔 내년도 세금 선납분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처럼 미리 내는 세금의 대다수도 ‘지난해 경영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철강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불안,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 여파로 올해는 순이익이 뒷걸음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올해 미리 낸 세금만큼 내년 법인세 세수는 줄어드는 ‘조삼모사’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 법인세 환급액 급증 어쩌나

“요즘 대기업들이 법인세를 과다 납부 한 뒤에 더 낸 세금을 환급받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요.” 기재부 세제실 출신의 한 세제 전문가는 최근 대기업의 달라진 납세 관행을 이렇게 요약했다.

대기업 임원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기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법인세를 넉넉히 계산해 납부하고, 나중에 공제를 신청해 세금을 돌려받는 전략을 취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법인세의 각종 공제 항목 등 세법이 갈수록 복잡해지며 이 같은 관행이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국세청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국내 기업의 법인세 환급액은 지난 2016년 6조4천억원에서 2020년 9조2천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법인세 세수가 호조세를 보이지만, 이중엔 향후 정부가 토해내야 하는 세금이 적지 않은 셈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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