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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양극화 해소’ 첫발, 실시간 소득파악체계 구축…“여전한 사각지대”

등록 :2021-05-18 04:59수정 :2021-05-18 07:20

분기·반기→매달…소득 파악 주기 단축
사각지대 광활하지만 정부는 소극적 태도

안전망 편입 동시에 사회보험료 부담 증가
납세 주체 설득하려면 보험료 지원 필수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전경.

코로나19로 양극화가 날로 심화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실시간 소득파악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 안착뿐 아니라 앞으로 “체계적인 재난지원과 촘촘한 복지”를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는 지난 2월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소득파악 시스템을 강조한 뒤 두번째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목된 실시간 소득파악체계는, 대통령이 2번이나 언급하는 동안 어디까지 진척됐을까?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넓고, 특수고용노동자·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들이 실시간 소득파악에 참여할 유인이 없어 한계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시간 소득파악체계’ 구축은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 해소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 그동안에는 세금을 거두기 위해 납세자들의 소득을 분기 혹은 반기 단위로 파악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처럼 급격한 경제 위기로 생계에 지장이 생긴 이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발굴해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매달’ 소득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9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선별-보편’ 논쟁이 불거지면서 실시간 소득파악체계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기획재정부에 ‘조세 및 고용보험 소득정보 연계추진단’을 꾸려 실시간 소득파악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들의 일차적 목표는 이미 소득파악 체계 안에 속해있는 노동자·자영자 등의 소득파악 주기를 기존의 반기·분기에서 매달로 바꾸는 것이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의 고용보험 적용이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데, 정부는 이에 맞춰 세법 개정과 실무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본격적 실시간 소득파악을 위한 ‘2차 과제’인 사각지대 발굴에 정부가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현행 체제에서는 노동자·자영자 등 명확한 자격을 기준으로 소득을 파악해온 터라,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가 광활한 소득파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들을 소득파악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지 못하면, 수입이 줄어들어도 정부가 아예 파악하지 못해 즉각적인 지원이 불가능하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안심소득, 부의 소득세 등 각종 소득보장제도나 문 대통령이 약속한 상병수당 도입 역시 실시간 소득파악체계 없이는 한 발도 뗄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양극화는 갈수록 가속하고 있는데 정부가 사회안전망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별도의 노력 없이 거북이걸음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소득정보연계추진단의 일차적 목표는 기존에 분기 혹은 반기 단위로 소득파악하고 있는 부분을 매월 파악하는 것으로 주기를 단축하는 것에 있다”며 “그 외에 소득파악 체계에서 누락된 이들을 파악하는 부분은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해서 검토 중인데 아직 구체적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고 밝혔다.

소득파악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체제 안으로 들이는 동시에 이들에게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 부담이 주어진다는 점도 걸림돌 중 하나다. 고용보험에 가입되는 순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도 ‘누락 세원’으로 잡혀 징수가 추진되기 때문에, 납세 주체에게 명확한 인센티브를 주는 등 설득 요인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서 저소득층 특고‧예술인의 고용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원책을 펴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은 지원책 자체가 없는 데다 2021년도 사회보험료 지원(두루누리 사업) 예산은 1조3천억원에서 9천억원으로 대폭 축소되는 등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실시간 소득파악은 세법 개정을 넘어서 각 납세 주체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아무런 유인책이 없다며 정부가 사회보험료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국민 고용보험을 시작으로 실시간 소득파악이 시작됐으니 많은 이들이 고용보험료 납부만 생각하지만, 고용보험으로 소득이 잡히면 곧장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까지 징수가 시작된다”며 “소득보장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들의 사회보험료 부담만 늘어나게 생겼다. 기존 고용보험료 지원을 넘어 국민연금·건강보험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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