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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ESG 투자 수익?…제대로 하면 보인다

등록 :2021-05-10 13:35수정 :2021-05-10 13:39

신한운용, 16개 펀드에 ESG 반영
“투자 성과는 2~3년 뒤에 판단”

미국은 벤치마크지수 초과 펀드 많아
“ESG는 홍보용 문구일 뿐” 비판도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지난해 ESG 관련 투표 적극 행사
5월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비대면산업 박람회(온택트 페어 2021)에서 한 참석자가 ESG 경영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5월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비대면산업 박람회(온택트 페어 2021)에서 한 참석자가 ESG 경영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자산운용은 5월부터 16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 이에스지(ESG)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전체 보유자산의 70% 이상을 이에스지 평가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종목으로 구성한다.

신한자산운용 쪽은 “일반 공모 주식형 펀드 운용에 이에스지 등급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국내 운용사 중 최초”라고 밝혔다. 이런 투자 방식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게 아니다. 실제로 이에스지 평가를 반영한 투자가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박준석 신한자산운용 팀장은 “이에스지 투자가 국내에서 어떤 결과를 거둘지는 2~3년 뒤에 나올 이에스지 펀드 수익률을 보고 판단해야 정확하지만, 적어도 일반 투자에 비해 불리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최근 글로벌 이에스지 투자 및 정책동향’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 이에스지 등급이 높은 펀드는 벤치마크 지수 대비 낙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는 2020년 1분기 전체 이에스지 펀드의 60%가 에스앤피(S&P)500지수 수익률을 초과했다.

그러나 이에스지 투자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세계 이에스지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지속가능투자 책임자였던 타리크 팬시는 지난 3월 미국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이에스지 투자는 “마케팅 광고나 홍보용 문구, 위선적인 약속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에스지를 표방한 많은 펀드들이 실제로는 석유회사와 같은 탄소배출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프랑스의 한 민간 연구소에서 낸 논문을 인용해 “이에스지 투자 성과를 강조한 최근의 연구들은 분석 과정에 큰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스지를 반영한 투자기법이 오로지 재무적 요인을 따지는 일반 투자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꾸며낸 이야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올해 초 프랑스 식품회사인 다논 이사회는 이에스지 경영을 강조해온 에마뉘엘 파베르 대표를 “주가 관리에 실패했다”는 이유를 들어 해고했다. 이에스지 경영이 회사의 실제 가치를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스지 투자는 주류, 담배, 무기제조 등 이른바 ‘죄악 산업’(sin stocks)을 투자에서 배제하는 윤리적 동기에서 시작됐다. 이후 지구온난화, 기업 비리, 인권, 노동 착취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그 개념이 진화했고, 2006년 유엔 책임투자기구(PRI) 주도로 책임투자원칙이 제정되면서 국제적으로 공론화됐다.

이에스지 투자가 본격화된 것은 글로벌 자본 시장의 큰손 블랙록이 뛰어들면서부터다. 이에스지를 ‘2020년 투자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공언한 블랙록은 실제로 지난해 투자 대상 기업들의 이사회에서 공격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전반기 동안 170여개 주주 제안 안건에 투표를 하면서 환경 관련 안건의 91%, 사회적 이슈 관련 23%, 기업지배구조 관련 안건의 26%에 찬성했다.

테슬라가 주주들의 제안을 이사회 안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만들고, 스페인 항공업체 아에나(Aena SME SA)가 탄소 배출량 감소 계획을 공개하도록 만든 조처 등이 대표적이다. 블랙록은 또 4월 오스트레일리아의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의 이사회 의장 선임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 저감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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