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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신과 함께’ 다가온 프랜차이즈 영화 시대

등록 :2018-09-09 09:00수정 :2018-09-09 09:15

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쌍천만’ 영화로 한국형 시리즈물 새 장을 열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이하 <신과 함께2>)이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2018년 8월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첫날 관객 124만 명으로 개봉일 최대 관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째는 730만 관객을 동원해, <명량>(2014년 개봉)이 세운 7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하루 앞당겼다. 2편이 1편보다 이틀 일찍 천만 고지에 올라 ‘쌍천만 영화’라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영화관에 걸어갈 힘만 있으면 모두 보았다는 <명량>보다 흥행 속도가 빨라 최다 흥행 기록을 새로 쓸지도 관심거리다. <명량> 최종 흥행 기록은 1761만 명이다.

<신과 함께2> 흥행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첫째, 한국 영화 시장에 ‘날씨’의 힘이 점점 세진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한국 영화 시장에는 ‘4대 특수’가 있다. 추석·설 연휴와 여름·겨울 방학이다. 1천만 관객을 넘긴 한국 영화 14편은 모두 이 기간에 포진했다. 4대 특수 가운데도 방학의 힘이 특히 크다.

인구 5천만 한국 시장에서 1천만 관객을 끌어모으려면 학생 한명 한명이 절실하다. 학생들이 평일 오전과 오후에 관람석을 채워야 1천만 고지에 이를 수 있다. 어른만으로는 어렵다. <신과 함께2>와 <명량> <베테랑> <도둑들> <암살> <택시운전사> <부산행> <해운대> <괴물>의 9편이 여름방학용 대작이다. 명절보다는 방학, 겨울보다는 여름이 영화 흥행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이야기다.

여름이 겨울보다 흥행에 더 도움되는 것은 무더위 때문이다. 기록적 폭염은 기록적 흥행 가능성을 높인다. 요즘은 동네 곳곳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서 슬리퍼 신고 마실 삼아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도 많다. 시원한 극장은 뜨거운 도심의 요긴한 피서지다. 2018년에는 <신과 함께2>가 여름 ‘천만 영화’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구온난화로 폭염 기간이 계속 늘어난다면 영화 시장의 대응도 더 필요할지 모른다.

포문 연 한국형 프랜차이즈

<신과 함께2> 흥행은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세계 영화산업에서 두드러진 경향은 ‘프랜차이즈 영화’ 증가다. 프랜차이즈 영화란 그동안 ‘시리즈’라고 부르던 영화다. 최근에는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시퀄’ 외에 과거로 돌아가는 ‘프리퀄’, 캐릭터들을 분가해 새로 만드는 ‘스핀오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영화를 모두 ‘한 지붕 출신’이라는 의미로 프랜차이즈 영화로 묶는다.

프랜차이즈 영화 증가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영화가 산업으로 자리잡아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전작에서 확보한 인지도와 팬덤을 기반으로 흥행을 어느 정도 보장해준다. DVD, 음반, 게임, 캐릭터 상품, 테마공원 등 연관 산업 확장이 늘어난 것도 관련 있다. 연관 산업으로 계속 가지를 뻗어나가려면 단발성보다는 프랜차이즈 영화가 유리하다. 충성도 높은 관객을 늘리고 장기적 수익 구조를 갖추려면 영화가 여러 편 이어져야 한다.

할리우드는 오래전부터 ‘007 제임스 본드’ ‘스타워즈’ ‘스타트렉’ ‘미션 임파서블’ 등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로 큰 수익을 거뒀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흥행작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영화다. 2018년 상반기 우리나라 흥행 10위에 든 외국 영화 가운데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앤트맨과 와스프> 등 무려 8편이 여기에 속한다. 변화된 산업 환경에 맞춰 마블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운 프랜차이즈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도 프랜차이즈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심형래 감독의 ‘영구’ 시리즈, 명절이면 나오는 ‘가문’ 시리즈, ‘조폭 마누라’ 시리즈 등이 있었다. 최근에는 캐릭터까지 그대로 등장하는 ‘조선 명탐정’ ‘타짜’ ‘탐정’ 시리즈가 그 전통을 이었다.

하지만 첫 영화 제작 때부터 시리즈물로 기획한 것은 ‘신과 함께’가 처음이다. 보통은 전작이 성공한 뒤 후속작을 만드는 게 좋을지를 결정하고 주요 배역의 출연이 가능한지 등을 확인해 시리즈를 이어나간다. 반면 ‘신과 함께’는 처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1·2부를 동시에 촬영해 차례로 내놓았다. 프랜차이즈 영화에 확고한 기대를 가지고 제작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그럼 ‘신과 함께’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에도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 풍토가 뿌리내릴 것인가 하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계산은 복잡하다. 전작 성공에 기댈 수 있다는 프랜차이즈 영화의 이점은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영화 산업을 다룬 한 연구가 그 실마리를 제공한다. 최근 할리우드에선 이 분야 연구가 늘었다. 미국 매케나칼리지의 대럼 필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963~2014년 제작된 미국 프랜차이즈 영화 433편(프랜차이즈 수로는 143개)의 매출, 수익성, 제작비, 특성 등을 분석했다.

제작 추이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미국에서도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연간 5편 안팎에 그쳤다.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나 최근에는 20여 편씩 제작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영화의 출발점인 ‘모태작’은 연간 2~3편에 머물다 1990년대부터 조금씩 늘어났다. 2002년 12편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요즘 다시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출발’은 활발하지 않지만 기존 시리즈가 장기화하면서 제작 편수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신과 함께: 인과 연> 관객들이 출연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에 손을 대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신과 함께: 인과 연> 관객들이 출연 배우들의 핸드프린팅에 손을 대보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 늘고 리스크 줄어

연구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영화의 단점도 적지 않다. 이들 영화는 후속 편으로 갈수록 제작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블록버스터급이 많아 기본 제작비가 높고, 전작에 따른 관객의 높은 기대치로 제작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광고·마케팅비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들어맞지 않았다. 후속 편에서 집행하는 광고비 규모는 전작과 비슷했다.

후속 편으로 갈수록 매출과 수익률은 떨어졌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매출이 줄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전작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영화에 견줘서는 여전히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평론가 점수도 떨어졌다. 전작 장점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후속 편에서는 단점만 쉽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반면 후속 편으로 갈수록 해외 매출 비중이 커졌다. 프랜차이즈 영화가 해외 수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매출과 수익률의 예측 가능성도 높아졌다. 매출과 수익의 절대 규모는 줄어들지만, 해외 판매가 늘고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프랜차이즈 영화의 장단점이 통계적으로 검증된 것이다.

프랜차이즈 영화를 몇 편까지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 가늠해볼 통계도 있다. 이는 제작자에게 특히 중요한 사안이다. 연구진은 3부까지는 늘어나지만, 4부부터는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이야기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라면 4부 이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리퀄’은 이런 산업적 요구에서 탄생한 결과인 셈이다. 직전 영화 수익률이 높으면 후속 편 제작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용이 느는데 해외 수출 비중이 떨어지면 중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캐릭터 유지와 변경도 프랜차이즈 영화에서는 어려운 문제다. 연구에 따르면, 시리즈 초반부에는 주요 배우들이 계속 나와야 수익률이 높았다. 감독이나 스태프 변경은 별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주요 배역이나 이야기에 변화를 주는 것이 수익률에 도움이 됐다. 한 프랜차이즈 안에서도 ‘혁신’은 되도록 후반부에 가미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yzkim@koreaexi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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