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식품 기술을 이용해서 만드는 육류 대체식품은 전통 육식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또 다른 논쟁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동물 복지 문제에서부터 소비자의 심리적 거부감 등 앞으로 식탁에 오르기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만만찮다.
무엇보다 배양육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싸다는 점이다. 멤피스 미츠의 배양육 닭고기는 연구비까지 따져보면, 1파운드(453g)에 9000달러(약 1000만원)에 이른다. 한 끼 식사에 1000만원을 지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회사의 우마 발레티 대표는 “아직은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배양육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지만, 2021년에는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 만드는 고기’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지만, 배양육을 만들 때도 동물의 희생이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는 것도 문제다. 동물에서 떼어낸 세포를 배양하려면 송아지나 망아지로부터 뽑아낸 혈청을 넣는데, 이 과정에서 어미 소나 말을 도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 축산업보다는 적지만, 동물 희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식물성 고기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다. 콩, 밀 등 유전자변형(GMOs) 농산물이 많은 재료를 주로 쓰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임파서블 푸즈의 경우,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 때 안정적인 맛을 위해 유전자 변형 효모를 쓴다고 밝히고 있다. 이 경우 유전자변형 농산물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반발에 부닥칠 수 있다.
어쨌든 인공고기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은 꽤 높은 편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대 연구팀이 지난 4월 미국인 6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65.3%가 “적어도 배양육을 먹어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정규 식단에 편입하거나 전통 고기 대신 먹겠느냐는 질문에는 32.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배양육을 먹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는 응답자의 약 80%가 “맛”을 꼽았다. 마르크 포스트 교수는 “배양육이 좋은 맛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배양육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사람들이 (육류 대체식품에 대해) 심리적 저항을 느끼는 건 대부분 새로운 식품의 안전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우리가 증명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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