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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한달에 한 번 지각데이·칭찬데이…‘회사 다닐 맛난데이’

등록 :2015-09-13 19:36수정 :2015-09-14 15:49

1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기업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니누리단(아시아미래포럼 서포터즈) 사진영상팀 최여운
1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기업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니누리단(아시아미래포럼 서포터즈) 사진영상팀 최여운
인터뷰 l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
“채용 때 공 많이 들여…스펙 화려하면 이기적인 경우 많아”

“청춘아, 뭐 하니?”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오픈포럼 ‘청춘살롱’이 다음달 29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다.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제6회 아시아미래포럼(10월28~29일)의 특별세션이다. 더 나은 사회를 추구하는 청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젊은이의 일과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 포럼에 참석하는 주요 연사들의 연쇄 인터뷰를 싣는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의 사무실은 막힌 곳이 없이 확 트여 있다. 전망 좋은 창문을 독점하는 사장실과 임원실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커다란 통창으로 쏟아져오는 햇빛을 임직원 80여명 모두가 고루 즐긴다. 지난달 21일 <한겨레>와 만난 박현우(36) 이노레드 대표는 “모든 창문의 주인은 직원들이며, 직원의 행복이 이노레드의 경쟁력”이라며 “스펙보다는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이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노레드는 디지털 광고회사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광고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컨대, 튀김기 광고 화면에 검색창이 뜨는데, 여기에 ‘새우’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다음 화면에 새우튀김이 등장하는 식이다.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화면에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좀비나 판다곰으로 변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한민국광고대상 등 국내 유명 광고제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이노레드는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가치와 장점들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수고를 들인다. 신입사원의 경우 따로 공채가 없고 ‘이노라이더’라는 인턴십 이후 채용하는데, 인턴십 기간 동안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지향점을 확인한다. 광고는 서로의 아이디어를 모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이기에, 건강한 리더십과 팔로어십이 필요하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남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좋은 스펙’
변화·혁신 즐기는 직업의식 필요해”

“지각데이·시네마데이·칭찬카드 등
매일 즐겁고 행복한 일터 만들어야
사람과 문화 가꾸는 게 기업 경쟁력”

2 사내 밴드 동아리 ‘이노밴드’.
2 사내 밴드 동아리 ‘이노밴드’.
­-포털을 검색하면 ‘이노레드 고졸’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뜬다.

“학력으로 사람을 거르지 않는 채용 원칙이 알려졌나 보다. 우리는 학력으로 이력서를 거르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무엇을 위해 투자했는지 주의깊게 살펴본다. 청년은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건 시간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쓴 사람들이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스펙이 좋은 게 흠이 되나?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쓴 사람은 매력적이지 않다. 국내외 유명 학교를 마친 고학력자들도 채용 단계에서 여럿 낙방했다. 스펙이 화려한 이들은 결국 이기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디지털 광고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자신의 삶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일 역시 즐거운 일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업에 대한 확신이 있는, 직업의식이 뚜렷한 사람과 일하고 싶다.”

-그런 사람을 판별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여러 번 만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적합한 사람을 만날 때까지 오래 기다리는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우리의 지향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지, 과연 회사가 이들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직원들의 행복한 마음에서 나오는 상상력과 창조적 아이디어가 이노레드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노레드의 회사 운영 방침은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아침,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 독특한 제도를 여럿 운영하고 있다. ‘지(G)모닝로그’는 오전 업무 시작 전 공동 공간에 모여 업무와 일상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지모닝로그가 끝난 뒤엔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 경직된 마음과 표정을 웃음과 유쾌함으로 시작하자는 취지다. ‘지각데이’를 사용하면 한달에 한번 2시간 늦게 출근할 수 있다. 기안이나 상사의 허락은 필요없다. 스마트폰을 열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이다. 지각데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혹시 상사의 눈치를 보고 있지는 않은지,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 경영기획팀에서 상담을 요청한다. ‘시네마데이’는 분기에 한번씩 영화관으로 출근하는 날이다. 아이가 있는 직원들은 최신 영화를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만들어진 제도다. 업무 중 동료의 수고와 배려가 고마웠다면, ‘칭찬카드’에 적어두었다가 매달 마지막날 카드를 주고받는다. 회사에서는 칭찬카드를 받은 직원에게 한장에 5000원의 현금을 준다. 월요일에는 사내 게임 대회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게릴라 소풍’을 가기도 한다. 주말인 금요일에는 ‘프런치’라는 2시간짜리 점심시간을 갖는다. 야근과 철야 등 노동 강도가 세기로 유명한 광고회사에서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3. 동료의 배려를 적어두었다 월말에 주고받는 ‘칭찬카드’. 이노레드 제공
3. 동료의 배려를 적어두었다 월말에 주고받는 ‘칭찬카드’. 이노레드 제공
-지각하고, 영화 보고, 2시간씩 점심시간을 갖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규 근무 시간이 끝나는 대로 의무적으로 퇴근하게 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몇몇 언론에 야근 없는 회사로 소개되었는데,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아직은 여전히 ‘야근과 싸우는 회사, 주말 출근과 싸우는 회사’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8시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 직원들은 8시까지 근무하는 걸 힘들어한다. 이를 보면서 맷집이 없다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나는 그런 맷집은 키울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칼퇴근이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말이다. 퇴근 자체가 자연스러워야 한다.”

-직원들의 복지와 행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사람’과 ‘문화’다. 대표로서 회사에 기여하는 핵심 업무는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람과 문화를 돌보는 일이다.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 성장시키고, 개인의 비전을 회사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직원들의 커리어를 함께 설계하고, 기회를 주며,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회사의 위기는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질 때 온다고 생각한다. 매일같이 즐겁고 유쾌한 혁신이 일어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창업했다.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혼자 자란 사람은 없다고 하지 않나. 나의 경우엔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아버지는 꿈에 대해 자주 질문하셨다. 공부의 결과에 대해선 한번도 물어보지 않으시고, 어떤 일과 어떤 도전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주로 말씀하셨다. 경제적으로는 좋은 형편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대학 첫 등록금까지는 준비하겠지만 그 이후는 내 몫이라고 하셨다. 스무살 이후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스무살 때 경제적으로 독립해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작은 사업들도 했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자.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내가 번 돈으로 배낭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다. 내 인생의 계획을 주도적으로 설계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gobogi@hani.co.kr

청춘살롱 “청춘아, 뭐 하니?”

때·곳: 10월29일(목) 오후 2~6시,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주요 연사: 정태희(전 GE코리아 전무) 김윤규(청년장사꾼 대표) 박현우(이노레드 대표) 김정태(MYSC 대표) 김가영(생생농업유통 대표) 조상현(위캔두잇 대표) 이승미(문화기획자) 김제동(방송인) *문화공연: 좋아서하는밴드

참가 방법: 3만원·온라인등록(www.asiafuture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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