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정상화 방안’ 문건
“지분 매각해 부채 감축”
기획재정부에 계획 제출
“지분 매각해 부채 감축”
기획재정부에 계획 제출
코레일이 부채 감소를 위해 올해 안에 인천공항철도를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아직 꺼지지 않은 철도 민영화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겨레>가 입수한 코레일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 이행계획’을 보면, 코레일은 올해 안에 공항철도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기획재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을 보면, 코레일은 올해 인천공항철도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1조8000억원을 부채 감축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이를 통해 애초 올해 말 556.2%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던 부채비율을 397.4%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이런 계획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 핵심 관계자는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공공기관 정상화 이행계획에 연내 인천공항철도 재구조화를 포함시켰다”며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인천공항철도 지분을 민간에 매각해 부채를 감축하고, 코레일은 소수 지분을 보유한 채 운용을 맡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여 지분만 매각하고, 운용은 코레일이 맡는 ‘우회 민영화’ 방안인 셈이다. 코레일은 이를 위해 한 금융사와 실무협상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이 추진하는 재구조화 방안은 코레일과 국토교통부의 의견을 절충한 형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는 “부채비율 400%를 넘긴 코레일의 부채 청산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인천공항철도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레일은 매각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항철도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 인수 원가 대비 10% 정도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알짜 사업이다. 이 사업을 굳이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양쪽은 표면적으로는 “아직 협의중이다.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노선 쪼개 팔기’ 등 민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서발 케이티엑스와 똑같은 구조로 철도 민영화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특히 공항철도는 당초 민자사업으로 운영되다 정부 보조금 부담이 너무 커서 코레일에 떠넘긴 경우였는데, 도대체 정부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회공공연구소 박흥수 객원연구위원은 “특히 올해는 인천공항철도 검암역에까지 케이티엑스가 운행하게 되는데, 이 시점에 공항철도를 민간에 매각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각 노선을 다른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영국식 철도 민영화 모델과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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