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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전경련의 ‘여론 플레이’

등록 :2013-06-18 20:29수정 :2013-06-18 21:29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반대하며
“정상적 거래까지 제한” 부각시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무산 의도
“정상적인 계열사간 거래(내부거래)까지 규제한다.”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최근 국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반대하며 내건 이유다. 한 보수우익 시민단체는 이를 근거로 17일부터 국회 앞에서‘포퓰리즘 경제악법 저지’ 릴레이 1인시위를 시작했고, 보수언론들은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목적이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 근절에 있으며, 정상적인 계열사간 거래는 전혀 규제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둘 중 하나는 분명 거짓을 말하는 게 분명한데, 도대체 누구 말이 옳은지 국민들로서는 헷갈리기 쉽다.

국회가 추진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현재의 부당내부거래 금지조항(공정거래법 5장 23조)의 일부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계열사간 거래를 부당내부거래로 제재하려면 ‘현저히 유리한 조건’과 ‘공정거래 저해성’ 등 두가지 요건이 성립돼야 하는데, 일감 몰아주기는 정상가격과의 차이를 산정하기 어렵거나 아예 차이가 없을 수도 있어 규제가 쉽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저히 유리한 조건’을 ‘상당히’로 보완하자는 것이다. 또 지원주체 뿐만 아니라 지원객체도 함께 제재하는 등의 내용도 곁들여져 있다.

두번째는 현행 공정거래법 5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규제를 위해 법 3장(경제력집중 억제)에 근거를 신설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2004년 삼성에스디에스(SDS)가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매각한 것을 공정위가 재제한 사건에 대해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지원객체(이재용)가 속한 시장에서 공정거래 저해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또 공정위는 2007년 롯데시네마가 총수일가 소유 회사에 영화관 내 매장운영 독점사업권을 부여한 일감 몰아주기를 적발했으나, 법적 미비 때문에 매장 임대료를 싸게 해준 것만 제재했다. 공정위 신영선 경쟁정책국장은 “현행 공정거래법 5장만 가지고는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경련이 최근 언론에 배포한 ‘계열사간 거래 규제 강화 관련 의견’은 국회와 정부의 입법 취지를 왜곡하는 내용이 한둘이 아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3장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 근절 조항을 신설하더라도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합리적 경영판단을 거치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거래, 사업기회 유용행위 등 세가지 로 규제대상을 한정해, 정상거래가 위축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경련은 3가지 행위유형이 과도하게 포괄적이라고 꼬투리를 잡는다. 예를 들어 시장가격과 경미한 차이가 있어도 처벌될 수 있고, 합리적 판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나 합리적 경영판단의 기준은 하위법령에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라고 일축한다.

전경련은 또 공정위가 수직계열화 등에 따른 정상적 거래도 경제력 집중을 이유로 규제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와 계열사 간 부품거래, 현대차와 계열사간 부품거래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불안감’을 조성했고, 일부 보수언론들은 이를 대석특필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미 고유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부품 소재 등의 거래 등 수직계열화는 문제될 게 없음을 분명히한 상태다. 전경련은 또 자산 5조원 이상 재벌 계열사가 규제 대상이라는 점을 들어 단지 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차별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현행법에서도 재벌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상호출자 제한과 금융사 의결권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6월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 중에서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총수일가의 편법 상속증여 차단은 물론 총수일가의 부당이득 환수, 형사처벌 위험성까지 수반되기 때문이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재벌 총수일가의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돼온 일감 몰아주기가 규제받는 것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보겠다는 의도로서, 일종의 반대론 확산을 위한 여론몰이”라고 해석했다. 전경련은 부당지원행위에 관한 공정거래법 5장을 부분적으로 손질하고, 법 3장에는 신설하지 말자는 궁여지책 성격의 대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지난해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만든 한 인사는 “6월 국회에서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민주화는 더이상 기대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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