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및 액정화면(LCD) 패널 공급업체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재고 처리를 위해 공장 가동률도 낮추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2분기 중 2조7580억원의 매출을 올려 4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56%나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6%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포인트 낮아졌다. 하이닉스 쪽은 실적 하락 원인을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떨어진 탓”으로 돌렸다. 몇분기째 영업이익 적자를 내고 있는 대만 반도체 업체들에 비하면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얘기다.

엘지디스플레이(LGD)도 이날 2분기 중 매출 6조471억원에 영업이익은 483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줄었고, 영업이익 감소율은 106%나 됐다. 지난해 2분기 11.2%였던 영업이익률은 -0.8%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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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2392억원)에 이어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낸 것이다. 엘지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른 텔레비전 교체 수요 부진, 텔레비전 완제품 업체들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 등으로 엘시디 패널 가격의 약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져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470달러까지 올랐던 42인치 크기 엘시디 패널 가격은 현재 3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에서도 메모리와 엘시디 부진이 두드러졌다. 두 분야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26.2% 줄어들었다. 지난 4월 말 출시 이후 두달만에 300만대 이상 팔린 갤럭시에스(S)2의 선전도 메모리와 엘시디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사업 부진의 책임을 물어 엘시디 사업부 사장과 제조센터장·개발실장(부사장)을 모두 경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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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반도체나 엘시디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 선진국 소비자들의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교체 수요가 사라진 데 따른 결과다. 업계에서는 연말 크리스마스 시준을 앞두고 완제품 업체들이 부품 재고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분기부터는 반도체나 엘시디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7월 초 “상반기는 어려웠으나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많다. 유럽 쪽 재정위기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다, 회복 조짐을 보이던 미국 경기도 다시 주저앉는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너무 큰 탓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이사는 “7월 하순 반도체 가격이 추가 하락해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