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사의 채무탕감 로비 의혹과 관련해 재정경제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 조작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검찰 측에서 나와 법정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현대차 로비' 공판에서 재경부 공무원들이 현 금융정책국장의 컴퓨터 파일을 삭제하고 무단 반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경부 공무원들이 지난달 말 현 금정국장이 사용 중인 컴퓨터를 일부 파일만 남겨 둔 채 모든 파일을 삭제한 뒤 변양호 전 국장의 변호사 사무실로 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반출된 컴퓨터는 현재 구속수감 중인 변 전 국장이 사용하던 컴퓨터로 변씨에게 유리한 당시 PDA 일정만 남겨둔 채 다른 파일은 모두 삭제, 반출됐다"며 증거 조작 의혹을 제기한 뒤 "재경부 공무원들이 매주 변씨 측 변호인 사무실을 찾아가 대책회의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와 함께 변씨 측이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찾아가 "2002년 4월 변씨를 만났다고 진술해 달라. 그러면 당신한테도 유리할 거다"며 확인서를 요구, 허위로 확인서를 받아낸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변씨는 안건회계법인 전 대표 김동훈씨로부터 현대차 계열사 채무탕감과 관련해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검찰은 2002년 4월을 김씨가 돈을 건넨 3차례 중 한 시점으로 특정해 왔다.
검찰은 또 일부 피고인이 자신들의 동창들에게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 달라며 종용한 의혹도 있다"며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검찰 측 주장에 대해 변호인 측은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변씨 변호인은 검찰의 컴퓨터 반출 주장에 대해 "컴퓨터를 켠 적도 없다. 파일을 지우거나 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인은 또 "변씨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재경부) 후배가 내 사무실을 다녀간 것은 사실이나 검찰이 오히려 사무실에 다녀간 공무원들을 불러 추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은행장의 허위 확인서와 관련해서는 "허위 사실을 강요한 적이 없다. 후배(변씨)가 선배(강 은행장)한테 가서 어떻게 부탁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김동훈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측이 지난 공판에 이어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을 했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