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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는 잡혔지만 부동산이 꿈틀댄다. 환율은 1400원을 넘보고 미국에선 9월 금리인하설이 힘을 얻는다. 지난해 1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50%로 묶어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시장이 주목하는 지표들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긍정·부정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오는 11일 예정인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는지 여부에 통화정책 기조 전환(피봇)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비)은 2.4%를 기록했다. 4월(2.9%), 5월(2.7%)에 이어 6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중 ‘2%대 물가’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상승률도 5∼6월 두 달 연속 2.0%로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물가 안정을 가장 중요한 책무로 여기는 한은 입장에서는 그간 고통스러웠던 통화긴축의 효과가 숫자로 드러난 만큼 ‘다음 스텝’을 생각할 여력이 생기게 됐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비둘기파적(완화 선호) 시나리오로 ‘7월 소수의견,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언급된다.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나오면, 이후 본격적인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승원 엔에이치(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한은은 물가가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해왔다. 2%대 물가 안착으로 금리인하 여지를 열어둘 명분이 충분해졌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첫 금리인하 시점은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이 유력해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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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도 꿈틀대는 부동산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는 부동산시장은 금리인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주춤하던 가계대출은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더니 이달 중엔 나흘 만에 2조원이 늘었다(5대은행 기준). 금리 수준은 긴축적이지만, 금융시장은 이미 지나치게 완화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수출 지표 등을 볼 때 금리를 내려야 할 만큼 경기가 나쁘지 않고, 2분기 경제성장률까지 확인한 뒤에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단 신중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물가 둔화를 고려하면 연내 금리인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으나 견조한 수출 경기, 부동산 가격 반등 등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금리인하 필요성 자체는 낮다”며 “완화 시그널이 기대 인플레이션(6월 3.0%)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월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 등장보다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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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연초 1300원대에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4월 1390원선을 돌파하더니 최근까지도 1380원을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9월 금리인하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 원화 약세와 내외금리차를 고려하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을 지켜본 뒤 10월 이후 금리인하를 뒤따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대비 통화 약세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구태여 미국보다 먼저 움직일 이유가 없다”며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박은 역설적으로 지금의 정책 기조를 강화시키는 명분이 되기 때문에, 당분간 신중한 통화정책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