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개된 유망구조 도출지역이 표기된 이미지.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3일 석유·가스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뚫는 구멍 한곳당 1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드는 ‘시추 탐사’에 정부가 나서기로 한 건 140억배럴 상당의 석유·가스가 경북 동해 영일만 일대에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미국 액트지오의 데이터 분석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상당한 비용이 드는 개발 사업의 시작을 전문기관 한곳의 분석에 과도하게 의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만 심층 분석을 의뢰한 점이 논란거리다. 분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복수의 기관에 일을 맡겼어야 한다는 뜻이다. 에너지자원공학을 전공한 한 교수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보통 외부 업체 여러곳에 (분석을) 의뢰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지질학 전공 교수는 “액트지오 한곳에만 (석유공사가 분석을) 의뢰한 것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광고

해저 지질과 자원 탐사 전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석유공사가 수집한 기초 데이터에 대한 분석은 물론 액트지오가 한 분석에 대한 검증 작업에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이 연구원의 관계자는 “그동안 다양한 자원 탐사 프로젝트에 석유공사와 함께해왔다. 이번에는 정부 발표를 본 뒤에야 이런 프로젝트가 있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쪽은 “한군데만 분석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엔 심해 전문 분석이 필요해 액트지오에 맡겼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쪽은 “심해 전문 분석 기관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광고
광고

한편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와 이 회사를 이끄는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에 대한 설명 자료를 이날 내놨다. 온라인에서 액트지오와 이 회사 소유주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글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아브레우 박사는 미국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에서 지질 그룹장으로 지내며 심해 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다. 특히 엑손모빌 재직 당시 최대 심해 유전인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액트지오 소속 직원들도 엑손모빌·셸 등 글로벌 메이저 석유개발 기업 출신으로 심해 탐사 분야의 전문성이 있다는 게 공사 쪽 설명이다. 또 “액트지오는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박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로 일한다”고 석유공사 쪽은 강조했다. 미국퇴적학회 한국 앰배서더인 최경식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한겨레에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를 알고 있다고 언급한 뒤 “아브레우 박사는 지질 탐사 분야의 석학은 아니지만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5일 방한해 정부와 석유공사 관계자를 만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