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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가결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본회의 가결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구제 후회수’ 방침을 담은 야당 주도의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유감을 표하며 재의요구권(거부권) 건의 계획을 밝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개정안은) 일반 국민에게 악성 임대인의 채무를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음에도 충분한 협의와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 없이 개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개정안은 제대로 집행하기 어렵고 법리적 문제와 함께 다른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도 높다”며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채권매입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주택도시기금으로 공공 매입해 피해액의 최우선변제금에 해당하는 보증금 30% 수준을 우선 변제해준 뒤, 추후 채권 추심과 매각을 통해 회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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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실무상 집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피해 주택은 복잡한 권리관계로 공정한 가치평가가 어려워서 공공과 피해자 사이에 채권매입 가격을 두고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킬 우려가 높고, 채권매입을 위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피해 주택의 선순위 채권을 확인하려면 법원 경매계 수준의 시스템과 조직이 필요해 사실상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줄곧 주장해왔다.

재원 출처가 부적절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장관은 “보증금 직접 보전의 재원은 주택도시기금으로, 무주택 서민이 내집 마련을 위해 저축한 청약통장으로 조성된 것으로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할 부채성 자금”이라며 “국민이 잠시 맡긴 돈으로 피해자를 직접 지원하게 되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다른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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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시행이 가능한 지원 방안’을 놓고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토부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전날(27일) 발표한, 경매차익을 활용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장기 거주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정부안을 놓고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