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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8일~5월8일까지 홍콩에서 상영된 ‘폭력의 소리’ 광고. 제일기획은 아동 학대 현장을 관객이 생생히 경험할 수 있도록 영화관 사운드 기술을 사용했다. 제일기획 제공
지난 4월8일~5월8일까지 홍콩에서 상영된 ‘폭력의 소리’ 광고. 제일기획은 아동 학대 현장을 관객이 생생히 경험할 수 있도록 영화관 사운드 기술을 사용했다. 제일기획 제공

몽둥이로 때리는 소리, 장난감이 부서지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 아이가 흐느끼는 소리….

지난 4월8일~5월8일 제일기획 홍콩법인은 현지에서 이색적인 영화관 광고 한 편을 선보였다. ‘폭력의 소리’라는 제목의 영화관 사운드 기술력이 집중된 돌비 애트모스 7.1 서라운드 영상을 통해 아동 폭력 현장의 소리를 담았다. 몰입감 높은 사운드로 관객들이 아동 학대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이 영상은 가족 학대에 시달리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연소일기’(Time Still Turns The Pages) 상영 전에 편성해 관람객에게 더 큰 반응을 끌어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실제로 이 영상이 공개된 뒤 홍콩 내 아동 폭력 의심 신고가 23%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국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유사한 기획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도 아동학대 등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학대를 예방하거나 피해자를 돕기 위해 선보이는 ‘착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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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의 ‘꼬마 작가 창작 아카데미’ 기부 캠페인. 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의 ‘꼬마 작가 창작 아카데미’ 기부 캠페인. 스마일게이트 제공

최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꼬마 작가 창작 아카데미’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는 8월3일까지 진행되는 이 캠페인은 아동들이 작가가 돼 동화책을 발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부 캠페인이다. 참여 아동들은 9월까지 3개월간 미술 치료사, 동화작가 등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동화를 쓰게 된다. 이야기를 상상하고 문장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창작경험을 할 수 있다.

기부금은 ‘희망스튜디오’ 기부 플랫폼에서 모금하고 예술치유 연구소 ‘앨리스와 토끼’에 전액 전달돼 아이들의 심리 치료·동화책 발간·전시회에 쓰인다. 발간된 동화책은 오는 10월18~19일 열리는 전시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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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낸 아이디어는 실제 가정폭력 상황에 적용돼 널리 쓰이기도 한다. 제일기획이 경찰청에 제안해 지난 2022년 정식 도입된 말 없는 112 신고 ‘똑똑’이 대표적이다. 가정폭력·연인폭력 등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어 신고 내용을 말로 전달할 수 없는 경우, 신고자가 전화기 숫자 버튼을 ‘똑똑’ 눌러 위급 상황을 알리는 방법이다. 경찰은 이를 통해 ‘보이는 112’ 시스템 등을 활용해 초동 조처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학대 피해 아동 치료를 돕기 위해 만든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의 내부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학대 피해 아동 치료를 돕기 위해 만든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의 내부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학대 피해 아동 치료를 돕기 위해 만든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도 있다. 스타리아 차량을 기반으로 한 아이케어카 내부는 심리 상담에 최적화된 상태를 갖추고 있다. 해당 차량은 아동권리 전문 엔지오인 굿네이버스 등에 기증돼 현장에 투입돼 학대 피해 아동의 심리 치유와 안정·가정방문 상담 등에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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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관계자는 “최근엔 기업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행동하는 ‘브랜드 액티비즘’이 확산하는 추세”라며 “선한 의도에 기반을 둔 기업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음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학대·폭력 등 사회문제에 대중적 관심을 높이고 이를 해결하는 데 작게나마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