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 있는 미국 뉴욕증시 지수 현황판. 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 있는 미국 뉴욕증시 지수 현황판.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손희정 작가의 젠더 특강 휘클리 심화반 신청하기. 검색창에 휘클리 심화반을 쳐보세요.

월급 빼고 모든 자산이 다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인 원-달러 환율과 금 가격, 위험자산인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은 이례적입니다. 여기에 석유와 구리 같은 원자재 가격도 뛰고 있는데요. 모든 자산이 오르면 좋은 걸까요? 상승세는 언제 꺾일까요? 경제산업부 정책금융팀 박종오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왜 다 오르나요? 

박종오 기자: 자산마다 상승하는 이유가 달라요. 위험자산부터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5.50%)를 낮출 거란 기대감이 영향을 주고 있어요. 최근까지도 오는 6월부터 연준이 금리를 내릴 거란 전망이 50% 정도 되거든요.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유동성이 풀릴 거라는 기대 심리에 에브리싱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어요.

비트코인의 경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1월 미국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됐어요. 4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량(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오는 21일 예정됐고요. 호재가 겹친 거죠.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미국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것처럼 일본, 대만, 한국에서도 반도체 테마주가 전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어요.

광고

경제 위기 우려가 없는데도 금값은 왜 오르는 걸까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년 넘게 전쟁 중이잖아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을 벌인 지도 6개월이 지났고요. 지정학적 불안함 속에 중국·인도 같은 신흥국 중앙은행이나 기관이 금을 사고 있어요. 위험자산 투자를 늘렸으니 위험자산이 하락할 때를 대비해 금까지 사두려는 수요도 있고요.

[The 2]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르면 좋은 일 아닌가요?

박종오 기자: 물가도 오르고 있단 점이 문제죠. 신영증권이 낸 최근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동안 원자재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어요. 12.3%나 됐죠. 그다음으로는 미국 주식(10.2%), 선진국 주식(8.6%), 한국 주식(3.5%)이었고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잖아요. 소득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니, 실질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고요. 가만히 있어도 소득이 줄어드는 거죠. 사과도, 양배추도 못 사 먹는 거예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 판매점.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 판매점. 연합뉴스

[The 3] 물가 말고 다른 문제는요?

박종오 기자: 이미 물가가 높은데 금리를 낮추면 물가가 더 오르잖아요. 그러니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겠죠.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금리가 떨어질 줄 알고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요? 특히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은 점점 리스크가 커지겠죠. 대출을 많이 받은 취약계층도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요. 가뜩이나 물가가 높아 실질소득도 줄어드는데, 대출 이자까지 오르면 타격이 클 테니까요.

[The 4] 에브리싱 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광고
광고

박종오 기자: 일단 현금 유동성이 높은지를 잘 따져봐야 해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정부가 풀었던 돈이 아직 에브리싱 랠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인 M2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요. 이 비중은 팬데믹 직후인 2020년 5월 90%까지 올랐는데, 지난해 11월 74%로 떨어졌어요. 팬데믹 이전 수준이 된 거죠. 팬데믹 때 풀렸던 돈은 많이 회수됐다고 볼 수 있어요.

물가도 중요해요. 지난 10일 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됐는데, 1년 전보다 3.5% 올랐어요. 예상치(3.4%)보다 높게 나온 거죠. 결국 물가는 높고, 시중에 풀려있는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거잖아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실물경제에 나쁜 신호가 나타날 경우, 언제든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The 5] 투자를 하기엔 이미 늦은 건가요?

박종오 기자: 불안한 마음에 성급하게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금융과 투자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발표가 어떤 영향을 줄지 공부하는 거죠.

만약 투자를 한다면 상장 폐지되지 않을 것 같은 국내외 증시의 우량 종목을 잘 살피는 게 좋아요. 주가 등락 폭이 큰 기업보다는, 수익성도 좋고 배당도 많이 주는 탄탄한 기업 주식을 조금씩 사보는 것도 추천할게요.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됐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좀비기업’이라고 부를 만큼 이상한 회사들도 많거든요. 그런 회사 주식이나 정치인 테마주에 투자하는 건 조심하세요.

▶▶[The 5]에 다 담지 못한 에브리싱 랠리의 배경과 과거 사례를 휘클리에서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